계절을 타는건 아이들또한 마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2월 8일 | 정가 12,000원

계절을 타는건 아이들또한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아침 저녁 날이 쓸쓸해지니 이제 완연한 가을이 온것 같습니다.
얇은 여름 이불을 걷어치우고 두꺼운 이불을 꺼내놓고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엄마 옛이야기 해주세요!"
"그래 그럴까?"

마치 할머니가 군밤을 구워가며 손녀들에게 옛이야기를 해주듯
이야기하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읽은 옛이야기들은 참 많고 아는 이야기도 많지만
막상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면 무슨 이야기를 해주어야할지 늘 고민입니다.
했던 이야기를 매번 똑같이 반복해가며 이야기해주어도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인듯 지금 듣고 있습니다.

“엄마 다른 얘기 또 없어요 또 해주세요!”

안되겠다 싶어 다음날 옛이야기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옛이야기, 세계 전래이야기 등등
‘그래 세계의 옛이야기’
이거 좋겠다 싶어 몇권 골랐습니다.

혀짤린 참새, 늑대와 일곱마리 아기 염소, 행복한 한스등등

그중에서도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는 두루미 아내입니다.

"엄마 책 읽어주세요!"

아이가 들고온 책을 무심코 들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이 아줌마 왜이렇게 목이 길어요?"
"응 글쎄"

"엄마 이 아줌마 꼭 새 같아요!"
"응 그래?"

‘아 이 여자가 두루미구나!’
보통 어른들이라면
요헤이가 처음 두루미를 구해주자 그날밤 한 여자가 요헤이 집을 찾아오는
첫 만남에서 눈치체겠지만
그럴정도의 이해력이 없는 6살 아이는 호기심이 점점 부풉니다.

아무 내용을 모른다해도 그림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참 기막힙니다.
전 이 책의 묘미는 그림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여자의 모습이 점점 변하자 아이는 궁금함에 마구 질문을 던집니다.

"엄마 왜 요헤이가 자꾸 옷감을 만들어 달라고 해요?"
"엄마 왜 이 아줌마 얼굴 점점 하애져요?"

어느날밤 요헤이의 욕심에 못이겨
마지막 옷감을 짜달라고 하자 여자가 방안을 들어가 옷감을 짜기 시작합니다
‘절대로 방안을 엿보아서는 안돼요!’
하지만 그런 유혹을 참을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요헤이는 드디어 방문을 몰래 열어봅니다

아아
여자가 비명을 지르고 요헤이는 놀라움에 탄성을 지릅니다.
그리고 딸아이도

"어 엄마 그럼 이여자가 두루미예요?"
"엄마 새깃털로 옷감을 만든거예요?"

어른들인 우리들에겐 너무나 뻔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이야기에 푹 빠진 아이에겐 충격이었나봅니다
그런 신선한 충격들이 책읽기의 즐거움이 아닌가합니다.

연이어 두세번
아이는 이 책을 또 읽어달라고 합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히 다시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이번엔 천천히 음미하며 듣도록

"엄마 너무 재미있어요1"
"그런데 너무 무서워요! 두루미가 불쌍해요!"

아이는 아직도 남은 감흥을 안고 불을 끄고 자리에 눕습니다
오늘밤 우리 아이는 두루미 아내가 되는 꿈을 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의 꿈이 깨지않게 꼭 안고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