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를 아세요?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작은 어촌 마을 쇼라에서 벌어지는 잔잔하고 소박한 이야기다. 황새가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려는 여섯 아이들의 이야기가 건조한 겨울자락에서 따뜻하고 감동적인 미소를 품게 한다. 황새가 그 집 지붕에 둥지를 틀면 그 집 뿐만아니라 그 마을에도 행운이 온다고 한다. 어촌 마을 쇼라에는 황새가 없다. 모두 한 학교에 다니는 여섯 아이들이 다른 마을에는 있는 황새가 자기 마을에는 오지 않자, 황새를 오게 할 방법을 궁리한다. 선생님은”열심히 생각하면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하신다. 아이들은 뾰족한 학교 지붕위에 황새가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수레바퀴를 올리려 한다. 쇼라는 별다를 것 없는 작고 황량한, 나무가 없는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 조차도 자기 삶에 바쁘다. 하지만 여섯 아이들이 수레바퀴를 찾아 헤메면서 마을에는 작은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다.
여섯 아이들은 모두 꾸밈이 없다, 어쩌면 너무 순진한 건지도 모른다. 따뜻한 아이들의 마음이 책 여기저기에 잘 묻어나 있다. 상어에게 두 다리를 잃고 높은 담 속에 갇혀 지내는 야뉘스 아저씨,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나이 많은 다우바 할아버지,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시블3세 할머니, 벌이에 바쁜 아버지와 어머니들, 처음엔 누구도 황새에 대해 관심이 없다. 아이들이 황새를 위한 수레바퀴를 찾아 마을 구석구석을 뒤지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그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감동을 준다. 자기보다 더 못한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라이벌 친구와의 우정 등,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이 시작된다. 사람들의 닫았던 마음은 아이들의 깨끗한 마음에 동화되어 서서히 황새를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이 어우러져 황새를 위한 수레바퀴 찾기는 이제 아이들 만의 일이 아니다. 어른들 또한 마음이 열리면서 모두들 한마음으로 수레바퀴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어른과 아이들이 한마음이 되어 수레바퀴를 찾게 되고, 폭풍 속에서 황새 두 마리를 구하게 되고, 쇼라 마을의 지붕위 수레바퀴에는 이제 황새 두 마리가 둥지를 틀었다. 수레바퀴와 황새로 인해 마을은 생기가 흐른다. 나무도 없고, 지붕이 뾰죡하여 황새가 둥지를 틀지 않을 것이라 여기던 마을 사람들은 이제 학교 지붕위 수레바퀴에 황새 둥지를 얻은 것이다. 작은 여자 아이의 사소한 궁금증이 삭막하던 마을에 활기를 불어 넣고,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만든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것이 대단한 일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작은 소망에서 마을 어른들 모두의 희망이 되어 버린 황새가 마을에 둥지를 틀었으니 이제 쇼라 마을은 행운이 올 것이 분명하다. 네델란드의 작은 어촌마을의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박하고 순진한 마음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황새가 마을에 찾아 오지 않았던 것은 마을 사람들의 단절된 마음을 뜻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과의 소통이 없는 단절로부터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매개로 마음의 문을 열었던 것이다. 나 또한 아파트라는 콘크리트 속에서 단절아닌 단절로 생활하고 있다. 나의 이웃과의 소통은 어떤지 뒤돌아 보아야 겠다. 나부터 나의 지붕위에 수레바퀴를 올려야 겠다. 나부터 시작해서 우리 이웃과 우리 나라, 전 세계 사람들의 지붕위에 황새를 위한 수레바퀴 하나씩 올려져 있기를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