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라고 외치는 도도가 멋져 보였다.
당당한 도도앞에서 자꾸만 내게 되묻는 질문이 생겼다.
‘혹시 나도 누군가의 주인임을 과시하지는 않았는가?’
부잣집 사모님 손에서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고 지내던 강아지 도도군.
팔랑 귀를 가진 사모님은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뱉어낸 말 한마디에 자식처럼 대하던 애완동물을 내친다.
그렇게 내쳐진 애완동물들의 이름은 도도, 레레, 미미, 파파, 라라……
건방져서 ‘도도’인 줄 알았는데…아무 이유없이 그저 순서대로 얻은 이름이었다니…ㅎㅎ
한낱 누군가의 악세사리에 불과했던 존재임을 알게 된 도도는 진정한 동반자를 찾아 나선다.
진정한 동반자는 누가 누구를 선택 했느냐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난 왜 자꾸만 아들이 생각났을까?
(애완견을 길러본 경험도 없고, 설마 애완동물을 사랑하자는 홍보성 동화는 아닐것이기에…읽으면서 과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궁리한 끝에 얻은 결론… 사람을, 특히 나의 아들을 애완견과 빗대어 이해하는 것이 조금 거북하긴 했지만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일뿐. 이해하는 관점은 읽는 사람 맘에 달린 일…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외치는 도도의 모습에서 내가 본 건 내 아들의 모습이었다.)
아들은 분명히 독립된 인격체인데, 마치 나의 소유물인양 내 맘대로 휘두르려 했기 때문일까?
간섭이라고 이름붙여 나의 관심을 피하려 드는 아들에게 나는 주인으로서의 마지못한 의무감을 과시한건 아닐까?
그렇다면 아들이 원한 건 동반자로서의 가족이었을까?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어도 건방진건 못 참는다고 소리치던 나는 팔랑귀 사모님과 뭐가 다를까?
고맙다, 도도군.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어서.
아들과 나의 관계를 바로 볼 수 있게 도와주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