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넘치는 내용과 그 속의 마냥 재밌을 수 없는 현실의 의미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3월 5일 | 정가 16,000원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블레이크 라는 소년의 현재와

 

독일 마인츠 지방의 엔디미온 이라는 소년의 1452~1453년의 이야기

 

 

이 책은 블레이크가 옥스퍼드 도서관에서 한 책의 뱀 이빨 모양의  갈퀴에 할큄을 당하고 그 책- 백지밖에 없는-을 발견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책의 이름은 엔디미온 스프링으로, 또 다른 주인공인 소년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백지로 가득한 책의 어느 부분에서는 수수께끼들이 하나씩 보여지게 된다.

 

블레이크는 수수께끼를 풀어서 흩어진 책의 조각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이 책을  노리는 어둠의 세력이 존재함을 알게된다.

 

책을 지키면서 조각을 모두 모았으나 책은 여전히 미완성이었고, 궁극의 책을 노린 어둠의 세력에 의해 곤경에 처하게 되는데…..

 

 

 

 

블레이크가 책을 지키는 과정에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이나

 

엔디미온이 책을 숨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일들을 보고 있으면 손에서 땀이 절로 난달까.

 

 

이런 진부한 표현은 뭐하지만, 손에 쥐면 못 놓고 끝까지 읽어야 하는 책이다. 굵직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다 읽고 나면 저자가 참고 했던 인쇄에 관한 서적까지 다 찾아 읽고 싶은 감정이 든달까(실제로 찾아봤다고는 말 못하겠다ㅜㅜ)

 

그냥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이 용의 피지(엔디미온 스프링의 종이로 녹기 전의 눈송이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종이를 문질러 보고 들여다 보고 하다가, 두 주인공들이 곤경이 처한 장면을 볼 떄면 발을 동동 구르게 되고..

 

역동적으로 읽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줄거리와 느낌은 대강 이러하다. 내용은 재미있지만 그 속의 의미는 마냥 재밌고 스릴 넘치지만은 않은 듯하다.

 

 

현대는 정보화 사회로서, 지식과 정보가 가장 중요시 되는 사회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바쁘지 않더라도 달라고 모든 것이 ‘빨리빨리’이루어지도록 재촉하는 “질주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소설 속 엑스 리브리스 클럽의 회원인 프로스퍼 마천드 교수는 이러한 시대상에 발맞추어 이 세상의 모든 정보를 한 개의

 

칩에 담아냄으로써 전천후 도서관인 ‘전자책’을 제안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궁극의 책으로 여겨질 수 도 있을 전자책은

 

이 책 속에서는 전혀 그런 의미가 아니다.

 

 

궁극의 책이란 글이 하나도 쓰여있지 않지만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는 백지로 가득한 책

 

– 이것을 보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무엇인가?

 

이렇게 묻는다면 ‘이 책의 모습’ 이라던가 ‘어떻게 지식이 내 머리에 전달되는가’ 등의 상상이다.

 

 

궁극의 책은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마우스 클릭 한 번에 관련 정보가 모두 검색되며 총천연색 영상들이 첨부된 전자책이 아니라,

 

머리 속으로 책 속의 내용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는 잉크냄새가 그득한 까끌한 종이(빛이 바래거나 손 때가 잔뜩 묻은)로 짜여진

 

책이라는 것이다.

 

책의 조각을 모두 모아도 책은 여전히 미완성인 것 또한 우리의 상상력을 통해 얼마든지 더 새로운 지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독서를 하는 동안 영화감독이 되어서 영화를 한 편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머리 속에서, 순전히 자신의 상상

 

력으로만 말이다.

 

 

이런 의미로 이 책은 궁극의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는 동안 정말로 머리 속에서 영화 한편이 재생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한동안 책보다는 만화책, 만화책보다는 영화나 tv오락 프로그램을 더 좋아했던 적이 있었는데 정말 머리가 텅 비는 느낌이랄까,

 

그냥 주어지는 정보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면 상상이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어서 머리가 굳는 것 같다.

 

그렇게 머리가 굳는 걸 경계하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