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책장을 넘기다가,
‘그의 모카신을 신고 두 개의 달 위를 걸어 볼 때까지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라는 글귀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 글귀가 무슨 뜻인지 몰라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글귀의 뜻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살라망카는 엄마가 없이 아빠와 사는 13살 소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살라망카는 홀연히 사라져버린 엄마의 발자취를 쫓아 할아버지,할머니와 여행을 시작한다.
긴 여정 중 심심풀이로 친구 피비의 이야기를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들려주면서 살라망카는 자신과 피비가 비슷한 처지에 놓
여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그리고 피비 엄마의 가출 문제에 대하여 생각하는 동안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세상에 사는 누구도 자신의 인생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끌고 갈 수 없다는 것.
다른 사람의 모카신을 신어볼 수는 있어도 가질 수는 없다는 것.
여기서 ‘모카신’이란, 인디언들이 신는 밑이 평평한 노루 가죽신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모카신을 신어본다는 것은 남의 입장과 처지에 있어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모카신을 신고 두 개의 달 위를 걸어 볼 때까지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라는 글귀의 뜻은 상대방의 처지에 있어 보지 않고 상대방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뜻이 된다.
살라망카는 엄마가 죽었다는 현실을 믿으려 하지 않고 엄마를 데려오겠다는 헛된 꿈을 품고서 여행길에 오른다.
하지만 피비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선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누구라도 한 번쯤은 다른 사람 대신 자신이 아파줬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도 자신의 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짐을 져 줄 수가 없다.
저마다 자신의 짐을 지고 삶의 길을 갈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모카신을 신고 타인의 처지에 서 볼 수는 있다.
이처럼 우리가 타인에게 나누어 주고 나눠 받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 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오늘 주위 사람들의 모카신을 한 번 신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