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조막마을 이야기꾼 방실이가 등장한다. 방실이는 병져 누운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호랑이가 나온다는 세 고개짜리 삼봉산을 넘게 된다. 특유의 입담과 배짱으로 호랑이를 만나도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호랑이를 요리하는 10살 소녀 방실이의 모습이 참으로 당차고 귀엽다.
방실이는 호랑이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첫번째, 두번째 고개를 넘게 된다. 그런데 그만 이야기 듣기에 맛이 들린 호랑이는 방실이를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방실이는 호랑이에게 끝없는 이야기꾼을 알려주겠다는 제안을 하며 마지막 고비를 넘기고 호랑이를 타고 마을로 돌아와 어머니를 구한다. 호랑이는 그 한가지 제안에 따라 끝없는 이야기꾼을 찾아 떠나게 되는 줄거리..
당찬 입담꾼 방실이의 활약상도 재미나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방실이의 세 가지 이야기도 참 재미나다. 모두가 벌벌 떨었다는 벌벌대왕이 지금의 달팽이라는 이야기, 길고 징그러운 뱀이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는 이야기, 낙타의 두 혹 속엔 이야기가 가득하다는 이야기 등, 이야기 속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이도 호랑이처럼 이야기 속에 빠져들고 말게 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대사가 나오는 우리 전래 동화「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비교해 읽는 재미도 가질 수 있다.
이 책의 작가는 황금도깨비상 수상작가라고 한다. 황금도깨비상은 비룡소가 어린이 문학의 발전과 작가발굴을 위해 1992년 제정한 문학상이라고 한다. “입이 똥꼬에게”, “구렁덩덩 새신랑”의 작가 박경효도 이 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이번 강정연 작가의 “재미나면 안 잡아먹지”까지 총 3권을 읽어본 결과, 소재가 참신하고 글의 전개 방식이 바로 앞의 아이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살아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