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도 낯선 소설이었다. ‘그냥 컬링’이라니, 컬링 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이전에 그냥 책부터 펼쳤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별로 없는 동계스포츠 종목.

빗자루 같이 생긴 브룸으로 커다란 돌맹이 스톤을 어느 선 안으로 넣는 운동이라는 걸로 요약해본다.

 

이 책은 피겨스케이팅 선수 여동생을 둔 고등학생의 이야기다. 별로 잘하는 거 하나 없어서 엄마한테도 별로 관심도 못받고 사는 고1 남학생. 서울로 전학와서 어쩌다가 하게 된 컬링, 그 운동도 처음엔 왜 하게 된지도 모르지만, 며루치와 산적, 추리닝 아저씨를 만나 겪게 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컬링을 좋아하게 된다. 그러다 산적에게 일어난 문제로 사람과 세상, 인생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참 오랜만에 읽은 청소년 소설이다. 낯선 제목과는 달리 신나고 재미나게 읽어내려갔다.

요즘 아이들의 모습도 보이지만, 어른들의 삶이 아이들에게까지 내려간 모습도 보여줬다.

야구부 남궁 최강의 권력, 가진 자들만 누리는 권력으로 진짜 실력있고 성실한 사람들의 삶은 내쳐지는 모습도 보았다.

 

책을 보면서 세 번 정도 눈물이 났다.

추리닝 아저씨가 산적에게 억울한 일이 생겼어도, 어른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서

“바꿔줘. 너희들이. 나도 그런 세상, 보고 싶다. 청소년이면 거 뭐냐. 외계인 아니냐”

했던 그 대사에.. 정말 많은 것이 담겨있어서 눈물이 왈칵 났다.

 

이 책을 읽고 난, 어른으로 그저 아이들한테 모든 것을 다 미루진 않겠다는. 지금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게 있다면 꼭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미 만들어놓은 어른들의 잘못된 것들을 청소년들이 바른 생각으로 다시 바꾸는 희망도 기대해본다.

내 아이의 십대는 나의 십대보다 훨씬 더 행복하길 바란다.

내 아이만 행복한 게 아니라, 내 아이를 둘러 싼 모든 아이들이 동등하게 자신의 꿈을 찾고 노력하며 행복하게 살길 정말 간절히 바란다.

 

흔들리는게 청춘이라고 하지만, 청소년기를 지나온 내 자신이 그 흔들림을 바로 잡아줄 옆에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가까이에선 내 딸과 아들이 청소년이 되면 엄마를 든든한 사람으로 생각해주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도 가져본다. 

가슴에 뜨거운 것 하나가 오래 오래 마음을 울리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