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런 책이 좋다. 재미있는 책.. 웃음을 소재로 한 내용이 아니라 자못 심각한 상황과 감정들을 풋~~하는 웃음으로 역설하는 힘…생각지도 못했던 때와 곳에서 기발한 말한마디로 인생을 배우게 하는 그런 책. 설탕이 잔뜩 들어간 커피를 마신듯 온몸에 힘이 솟아나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주인공들의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살고 싶지 않은 듯한 얼굴로 다수에게 주목 받지 못하나 으라차차차차차차 일어나는 차을하 … 그의 동생 피겨 스케이팅 유망주로 앞으로 승승장구 할 연화…. 유일하게 진지함을 잃지 않고 중심을 지켜 나아가는 강산 일명 산적…. 가볍고 존재감 없고 팔랑거리지만 의리있고 양념같은 서인용 며루치
그들의 이야기는 컬링이라는 동계스포츠의 한 종목를 매개로 펼쳐진다. 다수에 밀려난 루저의 스포츠를 학교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루저들이 ‘그냥’한다. 장비 마련에 필요한 돈들은 알바로 채우고 장소가 없으면 아이스링크에 가서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라도 하고, 가장 필요하다던 팀웍은 감자캐는 전지훈련과 친구의 곤경앞에서 의리를 온몸으로 지키며 키워낸다.
그들이 컬링을 하며 활력을 얻고 친구를 얻고 인생의 ‘컬링’을 익히는 것. 이것은 중년의 문턱에 들어선 내게도 절실한 과제인것 같다. 컬링대회에 나가기 위해 새벽년에 버스를 타고 가는 그들의 표정은 ‘입가가 1미리미터 정도 올라가 있고 눈은 반짝반짝 빛난다'(277p) 대회에서 수상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의 파이팅에 응원을 보낸다.
요즘 작가들은 정말 글을 잘쓴다. 짧은 문장들은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사이사이 장기하,10cm노래가사를 보며 동시대의 반가움도 느끼게 하고 허를 찌르는 대사들에 아드레 날린이 마구 분출된다. 처음에 말했듯 정말 재미있어 좋다. 그러기에 책을 좋아하니 않는 살기 싫은 표정의 조카들에게도 권할 수 잇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