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휙, 바람이 쏴

숲의 요정들이 들려 주는 꼽추 형제 이야기-스위스편

원제 SO EIN SAUSEN IST IN DER LUFT

에벌린 하슬러 | 그림 케티 벤트 | 옮김 유혜자

출간일 2002년 1월 11일 | ISBN 978-89-491-0058-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210x290 · 32쪽 | 연령 5~9세 | 절판

책소개

숲 속에서 겪는 형제의 특별한 체험
스위스 테신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로 환경과 남을 생각하는 마음에 담겨 있어요

옛날 깊은 산 계곡에, 둘 다 등이 꼽추인 레오와 메오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형제는 모습은 서로 닮았지만, 마음씨만은 닮은 데가 하나도 없었지요. 가을날, 산 위 오두막 지붕을 고치기 위해 형제는 산에 올라갑니다. 산을 다시 내려왔을 때 두 형제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편집자 리뷰

인생의 시작은 같아도 끝이 다른 형제의 이야기 – 스위스판 혹부리 영감

옛이야기 <바람이 휙, 바람이 쏴>는 꼽추 형제가 숲의 요정들을 만나면서 인생이 얼마나 서로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소위 스위스판 “혹부리 영감” 이야기다. 스위스 테신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이 옛이야기를 정리한 에벌린 하슬러는 대학에서 심리학과 사학을 공부하고 작품 <밀랍 날개 부인>으로 성인문학 분야에서 익히 명성을 떨쳤으며, 현재 테신 지방에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레오와 메오는 등이 꼽추인 형제로 외모는 아주 흡사해 거의 쌍둥이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형제다. 그러나 형 레오는 착하고 유순한 반면, 메오는 거칠고 짜증도 툴툴 잘 내는 데다가 불손하기까지 하다. 메오 대신 오두막 기와를 고치러 산에 올라간 레오는 숲 속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레오가 잠든 사이 숲의 요정들이 나와서 레오를 주의 깊게 살피는데 ……. 숲의 요정들은 지금까지 선하게 살아온 레오에게 선물로 꼽추를 없애 준다. 꼽추가 없어진 레오의 모습을 보고 메오도 똑같이 산에 올라가지만, 지금까지 불만이 가득한 채 거칠게 살아온 메오에게 숲의 요정들은 메오의 꼽추를 더 크게 부풀려 놓고 만다. 똑같은 길을 걸어 올라갔는데도 자신의 모습이 다르게 변한 것을 발견한 메오는 집에 돌아와서야 형과 자신의 차이점을 깨닫게 된다.

꼽추라는 똑같은 배경에서 시작하고, 똑같은 길을 걸어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인생의 모습을 갖게 된 레오와 메오 형제 이야기는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려줌으로써 내용을 한결 쉽게 전달해 준다. 삶의 부와 빈곤이 많이 갖고 못 가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환경과 이웃을 대하는 마음에서 결정되는 것임을 레오와 메오 형제를 통해 들려준다.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은 선한 삶의 기본

<바람이 휙, 바람이 쏴>의 특징 중 하나는 이 작품이 환경친화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즉, 자연환경을 무시하는 사람과 배려하는 사람의 차이, 그리고 삶에서 얻는 복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이야기 속에서 보여 준다. 오두막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은 둘 다 똑같지만, 그 여정 속에서 나무와 버섯, 개미와 산들을 대하는 형제의 마음과 자세는 확연히 다름을 보여 준다. ‘잘 돌보아 주었’기에 잘 자라고, ‘잘 돌보지 않았’기에 말라비틀어지는 자연은 그야말로 정직 그 자체다. 그 정직함은 고스란히 레오와 메오에게 연결되어 평생 꼽추를 달고 다닐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판가름 내는 잣대가 되어 주었다. ‘네가 남에게 대접받기를 원한다면 너도 그렇게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의 황금률처럼, 레오가 “산아 너 멋지다!” 하자, 자연은 ‘너 멋지다’ 하고 말한다. 또 메오가 우물에 얼굴을 비추었을 땐 메오의 마음만큼이나 얼굴 또한 일그러지게 나타났다. 자연의 정직함을 통해, 자연이 얼마나 우리 자신의 거울인지를 알려 주는 이 작품은 환경을 배려하는 마음이야말로 선한 삶의 기본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그림의 멋스러움은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림으로 보여줌으로써 문자가 직접 교훈을 전달하는 구태의연한 방법을 벗었다. 즉 마치 구연동화를 하듯 나무와 흙, 산 곳곳에 표정을 담아내는 케티 벤트의 그림은 내용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 자연을 의인화한 듯이 그린 섬세하고 세밀한 펜화는 내용에서 일일이 언급하지 않아도 자연 자체가 생명의 존재임을 알려 주는 좋은 단서이다.

작가 소개

에벌린 하슬러

1933년 독일 그라우스에서 태어나, 프라이베르크와 파리에서 심리학과 사학을 공부했다. 1979년 소설을 발표한 이후, 성인 소설과 어린이 책을 쓰고 있다. <나무 속에서의 여행>으로 슈바르트 문학상을, <밀랍 날개 부인>으로 취리히 시 도서상을 받았다. 작품에는 <페피노>, <다시 와, 페피노>, <일요일의 아버지>, <파란 아르투로의 섬>, <아기 돼지 보보> 등이 있다.

케티 벤트 그림

1942년 스위스 얼튼에서 태어나 후고 벨티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과정을 수료하였다. 한 2년간 그래픽 아틀리에에서 일했으며, 취리히와 얼튼에서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어린이 책에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품으로 『나는 꿈 속에서 날 수 있다』, 『황금 달걀을 낳고 싶어하는 작은 닭』 등이 있다.

유혜자 옮김

1960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독일어와 경제학을 공부했고, 한남대학교 외국어교육원에서 독일어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독일 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좀머 씨 이야기』,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슈테판의 시간 여행』, 『단순하게 살아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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