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다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6월 12일 | 정가 9,500원

각 출판사마다 편집에 대한 기준들이 있어서, 책 표지나 크기만 봐도 아, 이건 어느 출판사 책이구나 하고 감이 오곤 한다.

한데 이 책. 처음 받아보고 봉투에 분명 ‘비룡소’라고 써 있었는데도, 비룡소 책 맞아? 라는 의심이 들어 책 표지의 비룡소 글씨를 보고도 판차사항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았다.

그간 받았던 비룡소 책들과는 조금 다른 책. 비룡소 책 중에 오랫만에 읽어본 번역서.

그리고…. 솔직히 서평을 쓰기 어려웠다.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그림책은 일본작가의 그림책이, 동화책은 한국작가의 동화책이, 소설책은 외국작가의 소설책이 재미있다. 그래서, 내 취향을 벗어나는 책들은 잘 안 읽게 된다.

이 책, 미국 작가의 동화책이라니. 처음부터 썩 마음이 내키지 않더니 읽으면서도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고, 다 읽고 난 뒤에도 뭐라 서평을 써야할지 난감했다.

 

제목부터가 우리동네 ‘미완성’ 천사 라니. 읽어내려간 내용은 천사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완전히 깨는 내용이었고, 주제가 명확하고 등장인물도 명확한 여타의 아이들 책과 달리 배경도, 등장인물도, 주제도 뭔가 명확하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한거였다.

 

카사 로사의 돌탑에 살고 있는 ‘나’는 천사다. 마을을 내려다 보고 사람들을 구경하고 마을 위를 날아다니고 알프스 산 위도 날아다니며 사람들이 잠든 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보여주고 싶은 광경들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나’를 보지 못하고, ‘나’는 천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천사라고 생각한다.

 

그런 어느날, 마을에  미국인 포모도로 씨와 그의 딸 졸라가 이사오고, 졸라는 내가 살고 있는 까사 로사를 찾아와 ‘나’에게 인사를 하고 ‘나’에게 이야기를 건다. 포모도로 씨는 동네에 세계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나’를 찾아오던 졸라는 내가 모르고 있던 가여운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러 나라의 말을 쓰는 불쌍하고 가난하고 더러운 아이들.

 

마을에서 먹을 것과 입을 것 등을 훔친 아이들 때문에 사람들이 아이들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나’는 아이들에게 까사 로사로 도망쳐오도록 머리속에 비춰주고, 졸라는 그런 아이들을 도와준다. 포모도로 씨도 아이들에 대해 알게되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시장님이 이를 반대하지만 졸라의 어머니인 유지니아가 시장님과 어릴 적 친구라는게 밝혀지고, 마을 사람들은 시장을 설득하여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

 

스위스가 배경인데 이탈리아 말을 쓰는 것도 그렇고, 천사인 ‘나’의 시점으로 쓰여진 내용들을 읽다보면 처음에는 ‘나’가 천사인지 사람인지도 애매모호하고, 졸라가 천사인건가? 아니면 디 아더스 영화 같이 다들 유령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중간쯔음 가면 아, ‘나’는 천사인데 내가 천사가 맞는지 아닌지도 잘 모르는, 그리고 못하는 것도 많은 천사로구나, 그래서 제목이 “미완성” 천사구나 라고 알게 된다.

 

천사의 능력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결국 불쌍한 아이들 (이 아이들의 정체도 명확하지 않다. 어른들 입장에서 읽어보고 난민인가? 고아원에서 탈출한 아이들인가? 라고 짐작할 수 있겠지만 배경지식이 없는 아이들이라면 이 아이들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을 마을에서 돌볼 수 있게 되는데, 그걸 보면 결국은 사람의 힘으로도 못할 것이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과 이해가 결국 다같이 사는 편안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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