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불러온 기적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67 | 강정연 | 그림 김정은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4월 29일 | 정가 15,000원
수상/추천 창원아동문학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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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집 아파트 문과 다르게 문을 분홍색으로 칠한 집이 있다. ‘행복한 우리집’이라는 패찰까지 달린 이 집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엉망인 실내가 나온다. 그리고 더 엉망인 두 남자의 모습이 펼쳐진다. 아주 막 살기로 작정한 불량 아빠와 불량 아들이다.

두 남자는 행복의 구심점이 되었던 ‘김지나 씨’가 갑작스럽게 자신들의 곁을 떠난 뒤로 이렇게 살고 있다. 불만과 원망이 뒤엉킨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스스로를 괴롭히며 이렇게 살기로 한 것이다. 아빠 박진정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모자가게에도 나가지 않고 술로 지내는 날이 허다하고, 아들 박향기는 학교에 잦은 지각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댁에서 돌아오는 차 속에서 라디오방송에서 나오는 그리운 그 이름을 듣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목에 감씨가 걸리게 된다. 갑갑하여 ‘몽 이비인후과’를 찾아가지만 그냥두면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는 무성의한 진단만 듣게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김지나 씨가 돌아온 것이다. 김지나 씨는 예전처럼 친절하고 무엇이든지 다 해주는 착한 아내, 착한 엄마가 아니다. 이 두 불량남자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숙제를 내준다.

책의 앞부분은 마치 앤서니브라운의 그림책 ‘돼지’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무엇이든지 다 해주던 슈퍼맘이 홀연히 그들 곁을 떠나게 되고, 두 남자는 아무 것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무력한 생활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제목처럼 그들에게 기적이 일어난다. 아내이자 엄마였던 돌아온 ‘김지나 씨’는 그들이 다시 자신들만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동화같은 기적이 일어나면서 책은 다시 활기차고 희망적인 분위기로 가득 찬다.

분홍문은 초록문으로 바뀌고, 두 남자는 각자 자신의 삶을 위해 살아갈 용기를 찾게 된다. 누구를 위해서나 누구때문에가 아닌 오직 자신에게 충실한 삶이 최선의 삶의 모습이라는 작은 교훈이 남는다. 사랑의 모습도 그렇다. 돌아온 김지나 씨는 두 남자에 대한 자신의 사랑의 방식이 틀렸다고 말한다. 무엇이든지 퍼주고 돌봐주던 그녀의 사랑의 방식은 홀로 설 수 없고 의지하는 사람들로 만들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들의 사랑의 모습과 삶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