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연령 7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8년 3월 15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비룡소 문학상 외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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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달빛 식당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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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제목과 표지 그림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비룡소의 신작 난 책읽기가 좋아 2단계 65권이 새로 나왔다. 택배를 받아 책을 꺼내는 순간 “꺄~~~이쁘다!”라고 외치게 만들었던 책. 그런데 마지막 장을 덮으면 눈물이 주룩주룩~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연우는 아빠와 둘이 산다. 아빠는 날마다 술에 잔뜩 취해 밤 늦게 들어와 아침 일찍 나가고, 연우는 늘 혼자다. 돈이 없어 구멍난 실내화를 신고다니고, 간식도 사먹을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동네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우연히 식당 하나를 발견한다. 한밤중 달빛식당이라는 간판이 달린 식당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풍기고 식당 안은 따스해보였다. 식당에 들어서자 두 마리 여우가 연우를 반겨주며, 먹음직스러운 딸기생크림케이크를 내어주었다. 돈이 없다고 손을 내젖는 연우에게 여우는 ‘나쁜 기억 한 개’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연우는 나쁜 기억 한 개를 값으로 치르고 맛있는 케이크를 먹었다. 이 얼마나 신기하고 즐거운 일인가. 나쁜 기억이 사라지면 즐겁고 행복할텐데 그 대가로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다시 식당을 찾았을 때는 다른 아저씨 손님이 있었다. 아저씨는 나쁜 기억을 몽땅 주고 특별음식을 주문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길에서 다시 만난 아저씨는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아저씨는 전화번호도, 가족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제야 연우는 나쁜 기억을 지운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는 건 아님을 깨닫게 되고, 어렴풋이 알 것 같은 지워진 나쁜 기억들을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그렇게 밤길을 헤매이다가 연우는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친구의 돈을 훔쳐 실내화를 산 일이 들통나 학교에서 연우가 사라지자 이를 알게 된 아빠가 종일 연우를 찾아 헤맸던 것이다.

아빠와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연우는 자신이 중요한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한밤중 달빛 식당을 다시 찾아가 나쁜 기억을 돌려받기로 한다.

나쁜 기억 범벅 쉐이크를 마시자 잃어버린 나쁜 기억이 떠올랐다. 먼저 동호의 돈을 가져간 게 기억났다. 그리고 엄마가 병실에 누워있었던 때가 생각났다. 복잡한 기계와 호스를 몸에 달고서 얕은 숨을 내쉬던 엄마는 “연우아, 엄마가 너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언제나 네 곁에 엄마가 있다는 걸 기억해”라고 말했다. 엄마가 늘 하는 말이니까 연우는 “응”하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연우는 그저 따분한 병원이 싫었다. 그게 엄마와의 마지막인지도 모르고…
“사랑해, 기억해!”
내가 여우에게 준 나쁜 기억 속에 숨어 있던 엄마의 그 마지막 말이 내게로 돌아왔어.
이제 연우는 안다. 나쁜 기억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걸. 연우가 지우고 싶었던 엄마와의 마지막에 대한 기억은 사실 연우에게 너무나 소중한 기억이었던 것이다.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은 연우와 아빠는 각자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엄마와 아내를 갑자기 잃고 힘들었던 아빠와 아들은 이제 서로를 의지하며 씩씩하게 살아갈 것이다.

동화책 읽으며 감동받을 때가 종종 있다. 이 책도 아이들보단 어른들이 읽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사무실에서 책을 펼쳤다가 몰래 눈물을 훔치느라 힘들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나 주변에 연우와 같은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