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함께한 비룡소 도서는 모모(출간 50주년 기념 개정판)
예전에 한번 읽은 적이 있는 거 같은데 거의 가물가물하던 차에
이번 출간 50주년 기념으로 나온 개정판엔
모모에 대한 미하엘 엔데의 생각들이 추가 수록되어 있어서
내용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작가의 생각도 궁금해서 읽어봄
우선 개정판 양장본 표지가 넘 멋짐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소장 가치 있어 보이는 비주얼
어느 커다란 도시와 작은 소녀라는 제목으로 모모의 이야기가 시작됨
모모는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르는 소녀로, 어느 날 이탈리아 작은 마을에 나타남
왼쪽 삽화를 보면 책에서 묘사한 내용들이 잘 나타나 있어
틈새 안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상상하게 됨
모모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특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모모 앞에서 얘기하다 보면 마음의 안정을 찾거나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 모모 덕분에 해결된 것 같은 느낌들을 받음
사람들과 대화할 때 서로 자기 얘기만 하고
남이 얘기할 때 다음 자기 할 말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냥 아무 말 없이 옆에서 들어만 줘도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경우가 있음
모모도 그런 아이인 거 같음
모모는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관심을 갖고 온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
그러면 그 사람은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지혜로운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었다.
책 읽기 좋아하는 아들도 버거울만한 두께 이긴 한데
무거운 내용이 아니다 보니
수영레슨 전 남은 시간 동안 같이 읽어봄
1부에 잠시 스쳐갔던 회색 신사들이 2부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함
이발사 푸지 씨의 경우
갑자기 인생이 실패했다 생각하고 자괴감에 빠지는데
그때 회색 신사들이 나타나 시간 저축은행에서 나왔다며
푸지 씨의 시간을 초 단위로 계산해 혼란에 빠뜨림
계산 자체는 틀리지 않지만 수치로 따지고 들어가니
속임수에 빠져 시간을 저축하겠다며 회색 신사들과 계약을 하게 됨
그 이후부터 푸지 씨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불필요한 행동들을 줄이며 시간을 아끼는 데는 성공했지만
조금도 기쁨을 느낄 수가 없게 됨
시간 절약이 곧 윤택해지고 미래가 보이고 더 보람찬 인생을 사는 거라고 하지만
날로 삭막해지고 마을에서도 점점 퍼져 모모와의 만남도 줄어들기 시작함
모모는 기기, 베포 아저씨와 함께 마을을 구하기 위해
끈질기게 싸워 시간을 되찾고 마을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을 안겨줌
작가 추가 수록본을 보면 모모가 탄생한 배경과
주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
그리고 삽화에 대한 고민들이 나와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됨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그만큼 현재를 더 소중히 여기고 삶을 즐기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간을 소중히 여길 것을 알려주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