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사람’들이 이

연령 8~12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4년 12월 24일 | 정가 7,500원

세상에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희한한 일들이 많다.

사자와 호랑이 부부는 라이거를 낳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는
개를 좋아해서 쫓아다니는 청둥오리와 멧돼지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개를 소개한다.
이렇게 종을 뛰어넘은 사랑이 현실에서 실재하듯, 이 동화에서는 쥐가 고양이를 좋아한다.

낙랑은
고구려 왕자에게로 흐르는 사랑을 멈출 수가 없어서 자명고를 찢어,
제 목숨과 가족뿐 아니라 제 나라까지 넘겨 준다.
이 동화에서 쥐 ‘한 마리’는 고양이 ‘한 마리’를 사랑한다.

오리가 맨 처음 본 것을 어미로 각인하듯,
들쥐 ‘새각시’는 고양이를 처음 본 순간 사랑의 대상으로 각인한다.

새각시가 고양이의 본질을 깨닫는 것은 대상이 먼저 각인되고 나서이다.

줄리엣이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다음에야
"오, 로미오. 당신은 왜 로미오인가요?"라며 원수 집안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과 같다.

《들쥐 새각시는 고양이를 좋아해》는
들쥐 한 마리가 크고 강한 외경의 대상으로 고양이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왜 고양이는 그렇게 큰 것일까요? 고양이가 나처럼 작든지, 내가 고양이만큼 크다면 정말 좋을 텐데."(68쪽)에서처럼
‘나’와 ‘너’라는 존재의 차이를 자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처럼 들쥐 무리에서 돌연변이 같은 생각을 하던 새각시는
원하지도 않은 땅꾼이의 희생으로,
결국 ‘고양이는 쥐의 천적’이라는 기존 질서에 흡수되고 만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