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양들속에 양들에게 둘러

연령 11~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1년 3월 7일 | 정가 6,500원

순한 양들속에 양들에게 둘러쌓여 아주 작은 따스함을 품고있는 아이가 있다.
아주 작은 그 손으로 조심스럽게 양들을 쓰다듬고있는 아이가 있다.
계속 바라보면 느낄 수 있는,
외로움과 따스함이 물씬 풍겨나는 그 아이는 누구일까..?

그 아이는 ‘히르벨’이었다.
도시 변두리에 자리잡은 시립 아동 보호소에서 사는 아이 히르벨.
히르벨은 태어날 적부터, 엄청난 고통을 안고 태어났다.
가끔씩 찾아오는 누군가 도끼날로 머리를 쿵쿵 찍어대는 두통을 말이다.
그래서 히르벨은 늘 예민했다.
너무나 사나웠기 때문에 보호소의 사람들은 히르벨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게다가 히르벨은 제대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다.
그리고 가끔은 너무나 갑작스런 행동들도 보이곤 했다.
그래서 아무도 히르벨을 좋아하지 않았다.
누구도 히르벨에게 다가가려하지 않았고,
누구도 히르벨과 친해지려하지 않았다.
모두가 히르벨을 싫어했다.

하지만, 히르벨은 다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그렇게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친절한 말과, 따스한 품 그리고 환한 미소를 보여줄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모두들 히르벨을 피했으니깐 말이다.
그런 삶이 너무나 싫었는지, 이제곳 자신이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아니면 이런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만이라도 자신만의 자유를 느끼고 싶었는지
종종 보호소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것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히르벨’이었다.

어느날 ‘마이어’ 선생님이 오시게 되었고,
그 선생님은 히르벨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더 신경을 써주었다.
그 선생님은 히르벨의 그 천사같은 목소리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히르벨을 보았다.
하지만, 히르벨에겐 너무도 모자란 사랑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남몰래 쌓아둔 그런 상처들은 그 한사람의 사랑으로 치료하기엔 너무나 컸다.

모든 사람들은 사랑받길 원한다.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요구한다.
받으면 받을수록 더 원하는 것이 ‘사랑’이고,
다 채울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이 책에선 히르벨의 목소리는 꼭 작은 천사의 목소리 같이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도 히르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주 아름답게 노래하는 그 노랫소리를 말이다.
하지만, 그 목소리엔 어딘가 슬픔이 묻어나있었고 간절함이 풍겨져있었다.
그냥 흘려 듣기엔 너무나 행복하고 천사 같은 목소리로 들렸지만,
그 목소리에서도 슬픔이 묻어나 있었다.
게다가 히르벨은 반주가있으면 노래를 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내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마 히르벨은 ‘자유’를 원했을 것이다.
그래서 늘 정해져있는 그런 반주는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음으로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고싶어했던 히르벨…,

다른 사람은 어떠했을진 몰라도,
히르벨과의 이별은 너무나 절망스럽고 슬펐다.
끝내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해 그 깊고 깊은 상처를 영원히 남겨야만 했던 히르벨….,
많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