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아빠 차를 타고 학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6 | 글, 그림 존 버닝햄 | 옮김 박상희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6년 11월 10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문화일보 추천 도서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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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아빠 차를 타고 학교에 가는 우리 아이들은 존이 한없이 부럽단다. 존처럼 악어를 만나고 사자를 만나고 파도를 만날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걸어서 학교까지 갈 수 있다고 할 정도이다. 벌써 늘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코스로 학교에 가는 일이 지루해진 아이들. 학교에 간들 별나게 신통한 일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니 선생님 눈길에서 벗어난 등교길에 하루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 생애 최고의 날로 기억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뭔가 재미있는 일만 생긴다면 지각을 해서 선생님한테 벌서는 것쯤은 참아낼 수 있는 게 바로 아이들이로구나 싶다. 시간 맞춰서 곶장 학교로 가길 바라는 어른의 마음과 학교 가는 길에 재미있는 일이 생기길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에는 이렇게 차이가 있다.

만약에 진짜 악어나 사자가 나타난다면 어떡할 거냐고 물었더니 매일같이 길들여서 나중에는 학교 갈 때마다 타고 가겠다는 황당한 대답을 했다. 내가 바란 대답은 119나 경찰서에 신고한다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내가 준비한 답은 얼마나 어른답고 교과서적인가! 반면에 우리 아이들은 아직 아이들이구나 싶었다. 악어나 사자가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 함께 놀고 즐길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 시기가 길었으면 좋겠다.

매일같이 지각을 하는 존에게 어떤 벌을 주겠느냐고 물었더니 큰 아이는 그냥 믿는 척하면서 벌은 주지 않는다고 대답을 했다. 이미 선생님의 벌은 쓰다는 것을 경험한 큰 아이는 같은 학생 입장의존에게 벌을 주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작은 아이는 아침에 아이의 집 앞에서 만나 함께 학교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 곧장 학교로 갈 수 있지 않겠냐면서. 우리 아이들은 선생님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고 함께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아이들이 아닌 선생님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우리의 학교. 아이들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는 선생님이 늘어가다 보면 존의 선생님처럼 털북숭이 고릴라에게 붙잡혀 천정에 매달려 있어도 아무도 구해 주지 않을지 모르는 일이다.

권위 의식이 가득한 선생님과 어른으로서의 자부심이 넘치는 부모들에게 경고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