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의 트럼펫을 읽은 후 든 느낌은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칼데콧 명예상을 받은 멋진 일러스트레이션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움직이는 영상으로 느껴진 것 같습니다. 그림책에서의 그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흑백 톤으로만 그려진 그림에서 느껴지는 흑인들의 소외된 삶과 재즈음악이 주는 희망과 꿈,
지그재그로 그려진 선들과 연주자들의 연주모습에서 느껴지는 재즈의 선율, 글자가 말해주는 이야기보다 그림에서 말해주는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는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흑인들의 삶의 모습과 그 삶이 묻어나는 재즈음악, 소외되고 무관심 속에 자라는 흑인아이의 모습이 어두운 느낌만을 주지 않는 것은 재즈음악을 들으며 자신만의 트럼펫을 연주하는 벤의 꿈과벤에게 희망을 주는 재즈 연주자의 격려와 선물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꿈을 가진 사람은 희망이 있고 또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군요.
딸 아이와 같이 읽고 그 느낌을 물어봤습니다.
아이가 그러더군요. 벤은 훌룡한 트럼펫 연주자가 될 것 같고, 그 재즈 연주자 아저씨는 그 모습을 보고 뿌듯해 할 것 같다고요.
저 역시 벤이 트럼펫 연주자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음악을 사랑하고 꿈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 책은 또, 아이들에게 생소한 흑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알게 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우리와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요.
30여 년 전에 만든 책이 정말 세련되고 멋있네요.
좋은 책은 세월이 흘러도 그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멋진 그림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