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떨땐 살아있음에 죽어있는거나 마찬가지 일때가 있다.

연령 15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08년 4월 30일 | 정가 6,800원

10대는 잔혹한 시기다. 머무를 수도 없고 멈춰 설 수도 없다.

가슴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슈코와 루리.

루리는 자신이 남들과 같지 않음에 스스로의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간다.

사람들은 남의 말 하기 좋아하고 다른사람의 마음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자신을 비난하고 수근거리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사는 루리~~

모든것에 무뎌지려고 노력하는 중에 슈코를 만나게 된다.

슈코는 3학년 선배로 무척 매력적으로 생겼다. 그녀 역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문의 허상들에 의해서 외딴섬에 홀로 서있는 돛단배같은 신세이다.

슈코는 특별한 능력을 타고 났다.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눌수 있고 다른 사람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그런 능력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전염병에 걸린 환자는 아니다. 그냥 자기 자신일뿐이고 한 사람일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람이 큰 죄를 진것처럼 멸시하고 무시한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짓밟히는것은 옳지 않다.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거나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거나 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되어진다. 큰 다른 점은 아이를 낳을수 없다는 점 그거 하나이지 않을까~~

사람을 사랑한다는 감정이 왜 외도당하고 돌을 맞을 짓인가~~

서로를 만나게 되어 슈코와 루리는 삶이 풍족해진듯 하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죽을때까지 세상의 벽을 쌓고 살지 않았을까~~

사람들에게 상처받으면서 자신의 다른 모습들은 죽어있었을 것이다.  

어떨땐 살아있음에 죽어있는거나 마찬가지 일때가 있다.

살아있음에 행복을 느끼고 즐겁게 살아야 하지않을까~~

슈코와 루리를 이어주는 앙탈맞은 까마귀 타로~~ 엉뚱하고 말을 잘 듣진 않지만,

슈코와 루리를 격려해주고 응원해주고 있다.

 

분홍빛 손톱은 오랜만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슈코와 루리의 사랑이 이쁘고 순수했다.

작가의 언어가 슈코와 루리에게 자연스럽게 이끌렸다.

 

이거 혹시 좀 늙은 건가?

자신에게 물어본다. 그런지도 모르겠다. 슈코를 만난 후로 늘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생각을 한다. 상념이 끊이지 않는다. 거부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수용되었을

때의 행복과 불안과 안도, 동성을 사랑한다는 자각, 타인의 눈길, 생각하고 괴로워하고

망설이고 흔들렸다.

조금은 늙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늙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른이 되는 것도

나이를 먹는 것도 늙는것도, 조금도 나쁘지 않다. 열매가 무르익듯 그 사람과 둘이 천천히

늙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