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8년 10월 29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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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화가 겸 그림책 작가 케이트 그리너웨이[Kate Greenaway, 1846~1901]를 기념하여 만든 상으로 매년 영국에서 발행된 그림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그린 화가에게 수여한다는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 수상작이라고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고릴라>는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다.
고릴라의 눈이 인간의 눈과 닮았기 때문에 고릴라에 특별한 애착을 느낀다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고릴라는 한 때 선술집 주인이며, 화가였던 앤서니 브라운 자신의 아버지라고 한다.
커다란 덩치가 두렵기도 했지만 따뜻하게 자신을 안아주었던 아버지의 모습에서 듬직함을 느꼈던 듯싶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고릴라를 무척 좋아하는 한나는 고릴라 책도 읽고, 고릴라 비디오도 보고, 고릴라 그림도 그리지만 진짜 고릴라를 본 적은 없다.
아빠는 너무 바빠 한나랑 동물원에 가서 고릴라를 보러 갈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빠는 한나가 학교에 가기도 전에 출근했고 퇴근해서도 일만 하고 한나가 말을 걸려고 하면, 아빠는 “나중에, 지금 아빠는 바빠. 내일 얘기하자.”하는 말만한다.
한나의 생일에도 역시 아빠는 자고 있는 한나의 침대 발치에 고릴라 인형만 두고 간다.
그날 밤 방 한구석에 치워두었던 고릴라 인형은 커다란 고릴라로 변하고 한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글도 글이지만 그림을 보는 재미가 더 큰 책이다.
<고릴라> 역시 그림의 색상과 그림 속에 숨어있는 그림의 진짜 의미 찾기를 통해 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왠지 우울한 표정으로 신문만 보고 있는 아빠와 너무나 차갑고 단조로운 모든 것이 가지런히 놓인 부엌의 풍경은 한나의 밝은 머리와 옷 색깔이 대조를 이루어 쓸쓸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 번도 웃지 않고 쓸쓸하게만 보이던 한나가 고릴라와 꼭 붙어 동물원엘 가고 극장에 가고 함께 춤을 추며 얼마나 행복해하는 지 뒷모습으로도 느낄 수 있다.
“내일, 나중에, 토요일에”라고 말하는 아빠의 모습이 낯설지 않아 더욱 마음이 짠해진다.
같은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고릴라처럼 함께 놀아주는 아빠를 기대하겠지만 부모 된 입장에서 부디 늘 함께하고 싶어도 함께 할 수 없는 사정을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기를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