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찐한 우정, 그 우정을 넘어.

연령 10~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7년 9월 21일 | 정가 7,500원
수상/추천 뉴베리상 외 2건

정상아 로지와 볼 수 없는 장애아 베일리의 진한 우정을 만났다. 한 편의 감동 드라마다.

이 책이 정말 좋은 점은 장애를 가진 베일리를 불쌍하게 묘사하지 않았다는 거다. 로지 또한 베일리에 대한 연민의 정 같은 것은 없다. 그 둘은 친구일 뿐.

일주일의 생일 차이를 두고 태어난 두 아이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같이 자라고 같이 생활한다. 그 속에는 정말 진한 무엇인가가 흐른다. 가령 학교에 입학 할 때 로지는 베일리랑 같이 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로지의 입학날은 엉망이 되고 만다. 그리고 베일리를 위해 로지는 일 년여의 공을 들여 힘겹게 점자를 배운다. 그들 사이에는 질투의 감정도 싹트지만 그 어떤 것도 그들의 우정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함께 등장하는 토렐리 할머니. 로지는 할머니와 함께 수프를 만들면서 또, 할머니와 베일리랑 같이 파스타를 만들면서 베일리에게 섭섭하고 토라졌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많이 산 자의 축척 된 삶의 지혜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할머니. 훈계조의 타이름이 아니라, 요리를 하시면서 할머니의 어린 시절에 대해 툭툭 한마디씩 던지시는데… 그것이 너무 적절한 조언이었우며 로지에게 대단한 위로였다는 것. 인상적이었다.

할머니의 말씀 중에 기억하고 싶은 대목은

토렐리 할머니가 말하길, 누구한테 화가 날 때면, 너무너무 화가 나서 아주 못된 생각이 들고 심지어 그 사람을 막 때려 주고 싶은 마음마저 들 때면, 그럼 그 사람의 좋은 면을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사람이 했던 좋은 말을 기억하고, 내가 그 사람을 왜 좋아했는지를 생각하라고.

이 책은 참 경쾌한 책이다. 장애아와 정상인의 우정이라하면 신파조의 무언가가 있을 법한데 전혀 그런 억지스러움을 찾을 수 없다.

거슬리는 것 하나가 있다면 이탈리아어를 중간중간 끼워 놓은 것. 이것 또한 번역자의 숨은 뜻이 있겠지만, 그리고 첫장에 미리 낱말 뜻을 다 풀어 두었지만, 그리고 문맥상으로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책을 읽어나가는데 조금 껄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찾은 옥에 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