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를 읽을 때 마다 느끼지만, 참 흥미롭게 잘 구성되어 있는 책읽기 단계별 시리즈라 생각한다.
아이는 아직 뚜렷한 구분없이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 수준이지만, 그 단계를 모두 소화해 낼 정도로 컸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
이 작품은 재미있는 그림동화는 아니다.
과학적 사실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그 과학적 사실 중에서도 숲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숲의 발전 단계를 그냥 맹목적으로 외웠던 기억이 난다.
이런 숲의 발달 단계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산이 한라산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그 기억이 확실치 않아 자신은 없다.
하여간 그래도 내가 배웠던 그 딱딱하고 재미없던 내용이, 이토록 잘 설명되어져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 작품을 아이가 계속 읽고, 그 내용을 조금만 확장 시켜 준다면 참 쉽게 공부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우선 이 작품은 미국의 한 숲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땅을 개간해 살던 농부가 떠난 빈자리, 그 빈 들판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그 풀들 사이로 새들이 씨닷을 물고 오고, 씨앗은 햇빛과 비를 머금고 새싹을 틔우면서부터 숲은 시작된다.
가장 처음 싹을 틔우는 나무는 스트로우스잣나무라고 한다.
이 잣나무가 자라면서 그동안 그 땅을 차지하고 있던 풀들은 사라진다.
그런 후 가까운 숲에서 씨앗이 바람에 실려 날아와 싹을 틔우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참나무 등이다.
잎이 넓은 나무가 이 때 자라기 시작한다.
잎이 넓다 보니 햇빛의 양분도 많이 섭취하게 되고, 점점 크게 자라게 된다.
그로 말미암아 그 숲에 사는 동물들도 바뀌게 된다.
환경의 변화, 먹이의 변화로 인해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천이라고 한다는 것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넓은 나무의 잎이 숲에 떨어져 쌓이고 그것들이 썩어 부식질이 된다는 것도 알려 준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런 숲의 성장 과정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두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숲이 항상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닌, 동물이 진화하듯 바뀌어 간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이 역시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원하지 않다는 것은 이 숲이 종국에는 산불 등으로 인해 모두 사라지고, 다시 그 땅에 처음처럼 풀이 돋고, 다시 나무가 자라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겪는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숲의 순환 반복 과정을 영원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사라지고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아이와 나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숲의 삶 또한 인간삶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깊이있는 작품이었다.
표면적으로는 과학적 사실, 숲의 발달 과정을 알려주고 있지만, 내면은 철학적 깊이까지 파고들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이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 받게 할 작품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