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출발!

연령 4~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9월 26일 | 정가 16,000원

7월 7석 날엔 비가 오는 적이 많습니다.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년만에 만난 견우와 직녀가 하늘에서  헤어짐을 슬퍼하며 우는 눈물이 땅에서는 비가 되어 내린다고 합니다.  <하느님은 목욕을 좋아해>라는 책도 하늘에서 쓰는 물이 땅에서는 비가 된다는 이야기예요. 견우와 직녀의 눈물이 아니고 하느님의 목욕물이라는 점이 다르지요.

하느님이 목욕을 하기 위해 주르륵 커텐을 치자 땅에서는 해가 사라지고 시커먼 구름이 몰려옵니다.


하느님이 첨벙 목욕통으로 뛰어들면서 사방으로 물이 튀자 땅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하느님이 목욕통에서 미끄러져 우당탕탕 엉덩방아를 찧자 땅에서는 우르르 꽝꽝 번개가 칩니다.


하느님이 보글보글 비누거품을 만들자 땅은 새하얀 안개에 휩싸이고 혼란에 빠집니다.

 
하느님이 신나서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면서 물이 출렁출렁 넘치자 땅은 모든게 물에 잠깁니다.


마침내 초록잎 아줌마가 하느님을 찾아와 땅에서 물난리가 났다고 하느님께 알립니다.
마음이 급한 초록잎 아줌마가 천막속으로 뛰어들어갔다가 하느님의 알몸을 보고 말지요.


하느님이 목욕통에서 나오자 땅에서는 비가 그치고, 천막을 걷어내자 세상은 환해집니다.
초록잎 아줌마를 본 하느님은 수줍었고 마음은 무지개빛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땅에 무지개가 걸립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하느님이 목욕할때 흐르는 물이라는 재치있는 상상이 바로 <하느님은 목욕을 좋아해>입니다. 비가 내릴때 땅에서 볼 수 있는 자연 현상을 하느님의 목욕과 연관지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밖으로 나오는 지렁이와 달팽이, 천둥 번개가 치자 놀라서 숨는 개구리와 곤충들,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아 좌충우돌 벌어지는 땅에서의 일들, 홍수로 물에 잠긴 마을, 비온뒤 걸리는 무지개가 바로 그것이죠. 

 

재미있는 상상에 걸맞게 그림도 참 재미있게 그려졌습니다. 
벌거벗은 모습으로 장난꾸러기처럼 물장난을 하고 비누방울을 불어대는 하느님의 모습은 어쩐지 근엄하게만 느껴지는 하느님을 단번에 친숙한 존재로 바꾸어 놓습니다.  땅속의 지렁이와 달팽이. 나무 속과 바위아래 숨은 개구리와 곤충들, 안개속에서 헤매는 자동차와 곤충들같은 보이지 않는것들은 플랩속에 숨겨놓아 플랩을 들추는 순간에 기대와 흥분을 선사합니다.  의태어와 의성어가 살아있어 읽는 맛 또한 살아있는 책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생각하게 됩니다. 겨울에 내리는 눈, 시원한 바람, 저녁 노을, 딱딱한 우박, 뭉게 구름은 하느님이 무얼하길래 일어나는 일일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즐거운 상상을 통해 우리가 늘 맞이하는 태양과 바람 한 줌, 맑은 공기 한 숨까지도 그 근원이 있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더불어 자연의 이치를 엿보며 순리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