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말하는 영원한 생명이란

시리즈 세계의 옛이야기 21 | 글, 그림 루드밀라 제만 | 옮김 정영목
연령 7~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5년 12월 1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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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의 마지막 모험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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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이 그림은 길가메시의 모험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다.

욕심많은 지배자가 영생을 구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정의롭고 지혜로운 위대한 왕인 길가메시가 영생을 구하러 가서, 힘들게 구한 꽃을 자신의 백성(노인)을 위해 쓰고, 자신도 늙어지면 먹겠다는 생각은 참 고차원적인 사고다.

다른 이의 방해로 영생을 얻는데 성공하지 못했으나 진정한 영생이란 죽지 않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고귀하게 살아 남는 것이라는 점에서 길가메시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이미 영생을 얻어 누리고 있었다고 보아도 되겠다.

영생을 얻기 위해 길가메시는 여러 모험을 한다. 모험의 여정을 따라 가 보자.

먼저, 태양신을 찾아 나서는 그는 온갖 짐승을 용감히 물리치고 오로지 태양을 따라잡겠다는 마음으로 전진을 하는데 살려달라는 작지만 간절한 외침을 듣고 친구가 자신을 구해 주었던 것처럼 어린 사자를 구해준다. 그 모습에 감동한 거대한 전갈들은 길가메시를 태양신에게 가는 길로 안내해 준다. 태양신은 영생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인간은 우트나피슈팀임을 가르쳐 준다.

우트나피슈팀에게 가기 위해서는 죽음의 물을 건너야 하는데 노가 닿기만 하면 부서져 버려 성공한 사람이 없다. 하지만, 길가메시는 장대 백이십개를 배에 싣고 가 죽음의 물을 건넌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구하려 하지 마시오. 오직 신만이 영원히 살 수 있다오.”라는 말도 길가메시를 포기하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여섯 낮 일곱 밤을 자지 않고 깨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이 슈룹팍의 왕으로 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이야기의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와 통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길가메시는 깨어있지 못한다.

하지만, 한 번 더 영생의 길을 구하는 길가메시를 위해 우트나피슈팀은 영생의 꽃이 있는 곳을 가르쳐 준다. 길가메시는 다시 죽음의 바다를 건너 영생의 꽃을 구하게 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아름다운 것은 길가메시의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앞부분이 아니라, 뒷부분이었다. 그 보물을 지고 자기 나라의 백성들에게 가져다 줄 생각을 하다 잠이 든 길가메시의 손에는 영생의 꽃이 들려 있었지만, 뱀 한 마리(길가메시에게 청혼했다가 거절 당한 적이 있다는 이슈타르)가 그 꽃을 삼켜 버리고 마는 것이다.

길가메시가 길을 떠났던 것은 사랑하는 친구와 연인의 죽음을 보고 나서였는데, 울고 있는 길가메시에게 친구 엔듀카가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나 길가메시를 등에 태우고 길가메시가 지배하던 나라 위를 날아 오른다. 그리고는 길가메시가 보여 준 용기, 선한 일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남아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영생임을 알려 준다.

길가메시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백성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우루크를 다스렸고 그의 용기와 위대한 업적은 5,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다는 것으로 책의 내용이 마무리 된다.

영원한 생명을 구하려고 불로초를 찾아 헤매던 진시황제도 오늘날로 치면 아주 젊은 나이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면 아이들은 깜짝 놀라면서 웃는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헤매기 전에 백성들을 위하는 진정한 왕으로서의 업적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했더라면 오늘날 성군으로 이름을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길가메시가 보여 준 용기와 그의 따뜻한 맘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다.

*근데, 우리 아이 보고 이 그림책 보라고 하면 그림을 보고 무섭다고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