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표정의 표지속 아이들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꼴찌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꼴찌라고 하면 우습게 보는 세상에서
과연 꼴찌들이 어떻게 떴다는 말일까? 궁금증도 생기고……
전에도 읽어 본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더 자세히 재밌게 봤다.
특히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가 너무 재밌었다.
한 예로 첫 부분에 나오는
“아래에서 풍기는 암모니아 냄새가 콩구멍을 들쑤시다 못해
눈알까지 뽑아낼 듯 지독했다.”
가 너무 너무 재밌고 생생해서 웃다가 쓰러질 뻔 했다.
또 무서운 체육선생님을 티라노라 부르고 여러 선생님들의 다양한 별명을 들으니
우리 학교 생활과 선생님들이 떠올랐다.
시작은 마치 쇼생크 탈출처럼 목숨을 건 아슬아슬한 탈출전으로 시작된다.
처음 시작할때는 재웅이와 다른 애들이 탈출하려는 내용이어서
무슨 감옥에라도 갇힌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문제아인 재웅이와
그 친구들은 졸업을 앞두고 아무 계획도 없어 답답하던 차에 담임선생님의 주선으로
집에서 멀리 떨어진 원주로 실습을 나가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이 도착한 곳은 생각했던 공장과는 달리 송전철탑을 설치하기 위한
기초작업의 힘든 막노동이었다.
아직 고등학생인데 막노동이라니!! 나도 깜짝 놀랬다. 처음 해보는 힘든 노동에
도망치기 급급했던 아이들, 월급이라도 받아야겠다며 마지못해 일하던 아이들이
차츰 변화하기 시작했다.
책 속의 인물들이지만 이런 저런 일로 힘들게 고생하는 고등학생을 보니 나는 왠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한 편으론 힘들게 일하며 땀의 소중함을 알았기에
추동리에서의 경험이 재웅이와 친구들에게는 큰 재산이 될 것 같다.
철창안에 볼품없이 누워있는 청년을 보며 몇 년 후에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재웅
철없기만 했던 재웅이가 “공부 꼴찌가 사회에 나가서도 꼴찌겠어? 우리도 맘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추동리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을 보니 앞으로의 꼴찌악동들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언젠가 10대 문제아들을 외딴섬으로 끌고가 지옥훈련을 하게 한다는 내용의
영화소개를 봤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힘든 노동을 하며 또 땀을 흘리면서
또 추동리 사람들과의 부대낌에서 많은 것을 배운 재웅이와 친구들
그래서 공부꼴찌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쥐-쥐-오-엘! 지-지-아이 GGOL GGI 클럽 화이팅!!!
우리 엄마도 잔소리가 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재웅이나 재웅이 엄마가 서로에게 심한 말을
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재웅이는 얼마나 답답했으면 오토바이사고로 죽은 친구를 다 부러워할까 싶었다.
재웅이와 친구들의 대화를 듣다보며 고등학교 생활이 무서워진다.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한심한 문제아로 분류하는 어른들의 편견으로 보면
재웅이와 친구들은 너무나 한심하다. 하지만
“인생엔 별별 난관이 다 있는거야.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고. 그래도 이겨 내야 해!
저 벼며 콩이며 깨를 좀 봐라. 봄부터 모진 비바람에 가뭄, 땡볕, 폭우, 다 견뎌내면서
여물어 가잖니?”-추동리 할아버지의 말처럼 많은 실패를 경험했고 또 그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운 아이들이게 참다운 어른-자기자리를 찾아 열심히 땀 흘리며 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또 이렇게 생생하게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작가도 매우 대단하다.
작가는 건설회사, 서적 외판, 편의점 경영, 입시 학원 강사 등 다양한 직업을 두루
거치며 삶을 살아 왔다고 한다.
역시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해봤으니 이런 자세한 글을 쓸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된다.
처음 쓴 책은 ‘종이비행기’로 허균문학상을 받으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