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인공 에드워드는 토끼 인형이다. 부잣집 딸인 애빌린이 아끼고 사랑하는 귀여운 토끼 인형! 그래서 애빌린은 에
드워드에게 큰 애정을 쏟아붓는데, 좋은 옷을 입혀주고 좋은 잠자리를 마련해주곤 한다. 그래서 에드워드는 사랑이란 그렇게
좋은 것을 받기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에드워드가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애빌린과 런던으로 가는 배에서 바닷속으로 떨어져 머
리를 모랫속에 처박힐 때부터이다. 그 때 에드워드는 애빌린이 자신을 찾아와 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처음으로 애빌린을 그
리워하게 된다. 그리움의 감정, 사랑의 감정을 비로소 가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과연 에드워드는 애빌린과 행복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에드워드는 마
치 사람에게 좋은 것만 주고 사랑을 듬뿍 주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게 하는 것과 같이 살아왔다. 만약 내가 부모님으로부
터 이런 사랑만 계속 받았다면 나는 진정한 삶을, 진정한 사랑을 알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살고 있을 것이다. 에드워드도 바다
에 빠지는 일을 겪지 않고 평생 애빌린과 이렇게 지냈다면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 채 그저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에드워드에게 닥친 시련이, 에드워드가 사랑을 할 줄 알게 되는 길로 들어서게 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드워드는 그렇게 헤매고, 이별의 아픔도 겪으면서 성장하고,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다. 특히 사라를 만나면서는 사라를
지켜주고 돌봐주고 싶다는 마음까지 느끼게 된다.
책장을 덮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나? 옛날의 에드워드처럼 받기만 하
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지 않나?
이제 어렴풋이 이 책을 통해서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지금,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