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치타가 달려간다

시리즈 블루픽션 40 | 박선희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11월 1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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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오는 강호는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써 세 번째 엄마를 갖게 되었다.
17년 살아오면서 한번도 편안함이 없었던 가정. 숨을 조이는 집을 나와 강호는
주요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끼니를 채운다.

학교에서는 그를 이른바 “불량학생”이라 칭한다. 공부도 못하고, 선생님 말이라면 뭐든지
불만을 가지며 대들기 일쑤니, 선생님들과는 자연스럽게 대립을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외고에서 강호네 학교로 전학온 도윤은 말대꾸는 일절 하지 않으며,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척척, “모범학생”이라 불리며
선생님들의 친애를 받는다.

전학생인 도윤은 강호의 옆자리에 앉게 된다.
서로 극과 극인 두 사람. 사실, 도윤과 강호는 초등학교 6학년때 단짝친구였다.
하지만 강호는 어느날 갑자기 도윤을 일방적으로 왕따 시킨다.
강호는 이유를 말하지 않았고, 도윤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러다가 3년만에 이 둘은 다시 보게된 것이다.

 처음 도윤이 강호를 보았을 때, 도윤은 그에게서 느껴지는 자신감이 부러웠었다.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학교가고, 공부하고, 과외하고. 엄마가 짜놓은 스케쥴표에 맞춰
기계 처럼 살아가는 자신과는 달리, 강호는 언제나 자유로웠고, 세상의 부당함에 반항할줄 아는
멋진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강호는 도윤을 왕따시키고, 초등학교를 훌쩍 졸업해 버렸다.
그날 이후 도윤은 내내 왕따였고, 결국 엄마가 그렇게 닥달하고 닥달하던 외고 생활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도윤은 언제나 답답했다. ‘학교-학원-학교-학원’ 틀에 박힌 생활들이 도윤의 목을 조여왔다.

 

강호는 생활이 어려웠다. 진짜 엄마는 벌써 오래전 집을 나가버렸고, 새엄마들은 하나둘씩 나가버리고
아빠는 폭력을 일삼았다. 그나마 믿고 사는건, 그의 하나뿐인 여동생 강이 뿐이었다.
강호는 답답한 반 지하가 싫었다. 몇번이고 그 집을 벗어나고 싶어서 학교를 빠지고 주유소에서 일을 했다.
주유소에서 나는 기름냄새가 싫었지만, 그 곳 사람들은 싫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과 비슷했고, 그들은
적어도 도윤의 엄마 처럼 사람을 “부류”로 나눠서 자신을 멸시하지 않았다. 그 곳은 따뜻했다.

서로 달라도 너무 달랐던 도윤과 강호. 그런데, 이 들은 어느날 자신의 생활에서 일탈하게 된다.
그리곤 새로운 세계, 음악이라는 세계에서 다시 만난다. 차별도, 멸시도 없는 그곳은 바로 밴드부.

교장의 반대로 밴드부 설립부터 애를 먹지만, 강호와 도윤을 포함한 밴드부 일원들은 밴드부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도윤과 강호의 인생 자체가 너무 달랐기 때문에, 이들은 별로 어울리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들이 어울리기엔, 도윤은 너무나 철저한 범생이었고, 강호는 너무도 학교와는 맞지 않은, 불량학생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밴드부로 다시 만나면,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진다.
‘파랑치타가 달린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밴드부.
이들은 선생님들 사이에선 불량품으로 통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선 하나의 별로 통한다.
음악으로 억압된 감정을 표출해나가고, 서로 소통하는 아이들이 참 부러웠다.

성장 소설을 읽다보면, 꼭 어두웠다가도 마지막에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남긴다.
파랑치타가 달려간다도 여지없이 그런 패턴을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도 질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소년 문학에서 묻어나는 희망적인 메세지가 바로 우리에게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강호와 같은 나이로, 고등학교 1학년이다. 지금 상황을 보면, 솔직히 강호도, 도윤도 나랑은 맞지
않는 이야기다. 같은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데도, 평범하게 살고있는 나랑은 다르달까.
하지만 주유소 알바하는 강호도, 피어싱을 한 범생이 도윤도.. 공감은 간다. 우리는 똑같은 사회에, 한국이
라는 나라에 살고 있으니까.
 
이책의 주인공들에게 놀라웠던건 억압된 감정을 표출하는 표출구가 나랑은 다르다는 점이다.
밴드를 통해서, 시위를 통해서, 또 저항을 통해서….
물론, 평범한 학생인 우리들이 절대로 따라할 수 없는 활동이긴 하지만.

어른들이라고 해서 모두 다 옳은 이야기와 옳은 지표를 제시해주는건 아니다.
어른들이라고 해서 청소년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가 있고, 설사 그 선택이 잘 못됐더라도 후회할 수 있는 권한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다 공감한다고 말할 수 는 없겠다.
학교라는 곳이 비록 답답하고, 억압된 공간 처럼 보일 수 있으나 우리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화려한 꽃처럼은 아니지만, 잡초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숫자로, 내신으로, 학력으로, 학벌로 평가받는게 사실이지만 파랑치타 처럼 우리는
언제든 싸울것이다, 달려나갈것이다.

 

<명대사 中>

“명문대 다닌다고 모두 다 엘리트는 아니야. 엘리트는 커녕 난 오히려 지진아가 된 기분이야.”

“1학기 때 바닥을 친 학점, 공부를 안 해서 그렇게 나온게 아니라 혼자서 헤매다 그렇게 나온 거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알아서 요점 정리 해 주고, 총 정리 해 주고. 그다지 좋지도 않은 머리, 구 년 동안 용량 넘치게 가동시켜 과분한 간판은 얻었지만 지금은 장난 아니게 힘들어. 남이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멍청이가 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