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생기 넘치게 하는 나만의 ‘파랑’을 찾고 싶게 만드는 책

시리즈 블루픽션 40 | 박선희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11월 1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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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치타가 달려간다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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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에는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일이지만,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주제의 글을 다양한 독서층이 쉬이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들이 많이 담겨있다. 때문에 청소년을 둔 학부모들이라면 아이에게 권하기 전에 먼저 읽어보고 요즘 아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나 고민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보면 좋은 책들이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파랑치타가 달려간다」역시 ‘키싱 마이 라이프’나 ‘꼴지들이 떴다!’처럼 쉽게 이야기 속으로 몰입할 수 있을 만큼 주인공들과 이야기의 전개가 꽤나 매력적이다.

 

집안 환경도, 성적도, 생각도, 성격도 참 많이 다른 강호와 도윤이 초등학교 때 만나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듯 자석처럼 끌려 사이좋게 지내지만, 망설임 없이 ‘부류’가 다르다는 말로 어린 마음에 상처를 준 도윤의 엄마로 인해 두 아이는 서로 다른 지옥에서 괴로워하며 살았다.

 

4년여의 세월이 흐른 후, 엄마의 바람대로 외고에 들어갔던 도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강호가 다니는 학교에 전학을 오면서 두 아이의 삶은 예전과 다르게 변해간다.

 

비록 문제아로 낙인찍혀 학교생활이 고단하기만 한 강호이지만, 자식들에 대한 관심은 손톱만큼도 없고, 새 엄마 들이기에 주저함 없는 술주정꾼 아버지 밑에서 착하고 어른스러운 동생 강이에게만은 결코 부끄럽지 않은 오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거친 세상에서 자신을 잘 갈무리한다.

 

모범생이고 엄마 말이라면 무조건 수긍하며 좋은 대학에 입학한 형이 사실은 참고서를 칼로 그으며 숨죽여 울만큼 괴로워하던 모습을 보았던 도윤은 자신도 형처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무척 소심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고 생각해 강호와 같이 없어도 당당한 친구를 부러워만 하다 강호를 따라 우연히 가게 된 클럽에서 막힌 가슴을 확 뚫어주는 듯한 경험을 하며 학교 밴드부에 가입하고 강압적인 엄마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스릴에 빠져 구입한 파랑 치타를 닮은 엑시브는 강호의 눌림을 풀어주는 도구가 되었고(순간적인 실수로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는 주저함 없이 처분한다), 도윤과 함께 가입한 밴드 ‘달리는 파랑치타’는 어울림 속에 자신의 몫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맘껏 발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오직 공부와 대학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는 대다수 우리 청소년들의 문제와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면서 이 아이들이 자신들이 짊어진 무게에 주저앉지 않고 무조건 반항이 아닌 세상과의 조율을 배워나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인 파랑치타가 달려간다」를 읽고 나니, 내게 강호와 그 친구들에게 위안을 주고 희망을 주었던 오토바이 엑시브와 밴드 ‘파랑’의 이미지는 무얼까 궁금해졌다. 잊고 지내다 요즘 다시 되살아나는 어린 시절의 내 꿈일까? 아니면, 늘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책일까? 그 파랑의 이미지는 살면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을 것이나 나를 춤추게 하는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내 인생에서 나만의 ‘파랑’을 잊고 지내는 일이 없도록, 그래서 내 삶이 늘 생동감 넘치기를 바라면서 이 사랑스런 소설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