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얻은 연구결과를 세상을 위해 내놓은 과학자들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8월 17일 | 정가 11,000원

퀴리부인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다. 노벨상을 두번이나 받은 흔치 않은 과학자, 그리고 조국 헝가리의 모국어에 대한 강한 애국심을 드러낸 소녀시절의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위인전은 대개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3인칭으로 쓰여지게 마련이다. 이 책은 조금 다른 시점에서 마리 퀴리의 생애를 조명했다. 과학자로서의 퀴리부인이 아니라 또 한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키워낸 어머니인 퀴리부인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 책에서 퀴리부인은 일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꺼내는 시점은 노벨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어머니의 그늘에서 부담감에 싸여 연구활동을 하는 딸 이렌 퀴리가 과학자를 계속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시점이다. 딸을 위로하면서 자신의 지난 인생의 회고담을 딸에게 들려준다.

  한 사람의 과학자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딸의 성공을 기원하는 어머니로서의 애정과 인내가 강조된다. 위인전을 읽을 때, 특히 여성에 관한 전기를 읽을 때 나는 아이들에게 여성이 직장을 가질 수도 없었던 시대를 염두에 둘 것을 강조한다. 지금처럼 교육을 받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여성의 교육 자체를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고 제한을 두던 시대에 모두가 뛰어넘기 어려운 시대적 제약을 뚫고 비상해오른 여성들이 있다. 퀴리부인도 그들 중 하나이다. 누구보다도 명석한 두뇌를 인정받았음에도 그녀는 자신의 나라에서는 대학을 갈 수 없었다. 여성이 대학에 갈 수도 없었던 현실을 뛰어넘어 남성도 도달하기 힘든 노벨상 수상에까지 이른 것이다. 마리 퀴리는 자신이 겪어온 인생을 딸에게 설명하며, 자신의 시절보다 훨씬 개선된 사회환경을 이해시키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딸 이렌 퀴리가 사는 시대는 그녀가 살던 시대보다는 훨씬 여성에게 개방된 시대가 되어 있다.

  마리 퀴리와 이렌 퀴리 모녀가 대단한 이유는 그녀들의 힘든 연구 결과를 세상사람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특허등록하거나 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다른 과학자들과 달리 진정으로 세상을 위하여 내놓은 것이다. 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자신의 연구가 세상에 이롭게 사용되기를 바라는 그들의 생각은 노벨상수상 소감문에 잘 나타나 있다.:

  자연의 비밀을 아는 것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지, 인류가 그 지식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 나는 인류가 새로운 발견에서 악보다 선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피에르 퀴리(1903년 마리 퀴리와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 석상에서)

  이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이 바로 학자가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이다. 학자로서의 순수한 진리의 추구와 끈기있는 연구태도, 그리고 마침내 성공에 이르렀을 때 세상의 이익을 위해 연구를 공개하는 훌륭한 태도이다. 흔히 요즘 아이들은 훌륭하게 되어 돈을 많이 벌겠다고 자신의 목표를 말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개인적 이득을 위해 자신의 연구결과를 이용하지 않은 퀴리 가족의 이야기는 분명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