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줘라는 가수가 있다. 그들이 부른 슈퍼맨이라는 노래는 정말 신난다. 아들아, 지구를 부탁하노라. 아버지 걱정은 하지 마세요. 스판 100% 바지위에 팬티 입고 오늘도 난 달린다~~~
이 책을 읽고 왜 이 노래 생각났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주인공 차을하와 그의 친구 강산, 서인용이 하는 일들을 보니 너무 기특하고 대견하다. 어른들은 비겁하게 나약해서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데 청소년인 그들은 세상의 문제에 대해 하나하나 눈을 뜨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기특하다.
인도에 불가촉 천민이 있다고하는데 현대에는 돈때문에 사회적 신분이 나뉜다. 불가촉 루저라는 말을 어떤 만화에서 읽은 적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과 실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생들을 그린 그런 만화였다.
이 작품에서도 궁상맞고 쓸쓸한 청소년들이 나온다. 주인공 을하는 중학교떄 대전에서 서울로 전학오면서 수차례 왕따를 당하고 체육복을 수도 없이 다시 사야했다. 그리고 길에서 두들겨 맞기를 수차례 당한다. 강산이는 야구부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으니 잘나가는 투수에게 찍혀서 폭행사건으로 야구부에서 짤리게 된다. 인용이도 야구부에서 짤리고는 어영부영 세월을 보낸다. 그런 그저그런 딱히 잘 하는 것도 없는 그 셋이 컬링을 하겠다고 뭉쳤다. 정말 생소한 운동인데 전국에 컬링장도 2곳밖에 없고 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운동경기를 하게 된다. 마치 빗자루질 하는 것 같은 쓱싹쓱싹 최강 컬링 동호회에 들어간다.
운동 신경이 좋아서 승리하는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고 서로를 이해한다. 어느 한 순간도 승자인 적이 없었던 을하, 강산, 인용이는 함께한다는 믿음으로 조금씩 세상에 스스로 걸음을 내딛는다.
작가의 입담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별명이나 작명법이 굉장히 유머있다. 차을하는 으랏차, 서인용은 성인용, 며루치, 강산은 산적으로, 박화수는 박카스 등등 이름만으로도 인물이 그림으로 묘사된 것처럼 생생하다.
또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어 진행되는 구성도 짜임새 있어서 좋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의 생활과 3년전 중학교 1학년의 상황이 서술되고있다. 현재의 문제를 과거에서 가져오고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청소년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다. 아직 미숙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게 불안불안하지만 그들은 슈퍼맨처럼 베트맨처럼 정의롭고 용기가 있다. 3년전의 을하를 괴롭히던 불량 청소년을 응징한 것도 같은 청소년인 강산이었고, 현재 강산이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갈 상황을 해결한 것도 을하와 인용이었다. 어른들은 모습은 극히 무기력하다. 엄마는 안달복달만 하고 아빠는 무능하고 동호회에서 만나는 선배나 어른들도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또 학교의 선생님들은 무관심하거나 폭력적이기만 하지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청소년의 힘을 믿어주는 멋진 청소년 소설이라서 청소년들이 읽으면 더 크게 책임감과 용기를 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