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팥죽 한 그릇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추위를 한 번에 잊게 해 주는 팥죽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그 맛, 다들 알고 계시죠?
유치원에서 하원한 아이의 옷에 여기저기 팥죽의 흔적이 보입니다.
일곱 살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선 올해도 팥죽을 끓여 나누어 먹었다고 합니다.
붉은 팥죽에 찹쌀로 빚은 새알심을 넣어 먹는 바로 그 동지 팥죽말이에요.
두 그릇이나 먹었다며 팥죽 이야기와 동지 이야기에 한껏 신이 났습니다.
이렇게 동지에 대해 알아가는 우리에게 때마침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이란 책이
찾아왔어요. 우리 아이는요, 반가운 마음에 유치원 가방을 맨 채로 책장을 넘깁니다.
무엇이든 아주 잘 먹는 단단이, 하지만 붉은 빛깔을 가진 음식은 쳐다볼 수도 없어요.
왜 그럴까요? 네, 그렇습니다. 단단이는 바로 귀신이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단단이는 팥죽 냄새를 맡게 되고 꼭 한 번만 먹고 싶다며 입맛을 다시지요.
팥죽 냄새를 따라 마을로 내려 온 단단이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동지와 팥죽에 대해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왜 동짓날 팥죽을 먹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지요. 바로 팥죽의 붉은색이 귀신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는 사실 말이에요. 팥죽을 외치던 단단이는 결국 팥죽을 먹을 수 없었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밤에 팥죽을 노래하며 칭얼거리던
단단이의 모습이 떠올라 또 한 번 웃습니다.
익살스런 그림과 동지의 재미난 이야기, 그리고 팥죽의 구수함이 어우러진 맛있는 그림책이 바로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이란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며 자연스럽게 우리의 명절과 마주할 수 있는 유익함까지 갖춘 책이 아닌가
싶어요. 술술 잘 넘어가는 말맛이 느껴지는 글과 귀신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귀여운 단단이의 모습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참 즐거웠어요.
추운 겨울날, 구수하고 따끈한 팥죽 한 그릇과 함께 단단이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