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도는 무엇이고 사람의 길은 어디인가?

시리즈 어린이를 위한 사기열전 1 | 원작 사마천 | 각색 김기정 | 그림 유대수 | 감수 김원중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1년 12월 23일 | 정가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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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사기열전 1>은 <사기 열전>을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기획된 학습만화이다. <사기(史記)>를 지은 사마천은 중국 전한 시대의 역사가로서 흉노족 정벌에서 패한 이릉 장군을 변호하다가, 사형 대신에 치욕스러운 궁형을 선택한다. 사마천은 오직 <사기>를 완성하겠다는 일념으로 그 굴욕을 견뎌냈으며, 마침내 동양 최고의 역사서인 <사기>를 완성한 것이다. <사기>는 이전의 역사서인 <춘추>처럼 왕조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기복한 ‘본기’ 외에도 역사 뒤에서 활약한 여러 사람들의 전기인 ‘열전’으로 구성된, 기전체의 효시가 되는 책이다. 특히 <사기 열전>은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비겁한 사람,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무엇이 사람으로서 걸어가야 할 옳은 길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춘추 시대 강국의 하나였던 초나라 평왕은 간신 비무기의 꾐에 빠져 태자비가 될 진나라 공주를 가로채고는, 역시 비무기의 말에 따라 태자와 그의 스승인 오사를 제거하려고 한다. 오사의 두 아들 중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을 것을 맹세하고는, 정나라에서 목숨을 잃은 태자 건의 아들인 승을 데리고 오나라에 몸을 의탁한다. 오자서는 왕위 계승에서 밀려난 공자 광을 왕이 되도록 힘쓴 후, 천재적인 전략가인 손무를 천거해 군사로 삼아 초나라를 쳐서 마침내 복수에 성공한다. 이후 손무는 여름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며 산으로 돌아가지만, 오자서는 원한뿐 아니라 은혜 또한 결코 저버리지 못하여 끝내 오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어린이를 위한 사기열전 1>은 오자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소설 손자병법>을 통해 처음 접했던 그의 이야기는 진정한 영웅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위해 온갖 괴로움과 고통을 참고 견뎌내 마침내 뜻을 이루게 된다. 그뿐 아니라 정나라에서 몸을 피할 때 도움을 준 뱃사공의 은혜를 잊지 않고서 정나라 정벌을 포기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게 해준 오왕 합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오나라에 충성을 다한다. 다만 충직함과 의리의 상징이라 할 오자서가 이후 백비의 간언에 넘어간 오왕 부차에 의해 자결하게 되니, 실로 몇 나라의 운명을 좌우했던 영웅의 비극적 최후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동양 최고의 고전 중 하나인 <사기 열전>을 바탕으로 한 학습만화이니만큼 이야기가 주는 흥미로움이나 세상살이에 대한 교훈은 결코 작지 않다. 사마천은 수많은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고 무수한 영웅들이 별처럼 빛을 발하다 사라진 이야기를 통해, 과연 하늘의 도는 무엇이고 사람의 길은 어디인지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기 열전>은 유익하고 재미도 있지만, 음모와 복수, 암살과 전쟁 등의 요소 등이 많아서 어린이들이 읽기에 적당하지 않은 요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인 만큼 표현과 내용면에서 수위를 조절해 아이들이 읽기에도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큰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유머를 동원해 재미를 주고, 인물과 사건을 생생하게 살려내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하겠다.

이 책의 말미에는 오나라를 노리는 월왕 윤상과 재상 범려가 등장하는데, <어린이를 위한 사기열전 2>의 주인공은 바로 범려이다. 역사상 가장 극적이면서도 치열한 승부라고 할 수 있는 오와 월 두 나라의 다툼이 펼쳐지고, 유명한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가 만들어지는 역사의 현장을 다루게 되는 것이다. 오자서와 손무에 이어 또 한 사람의 뛰어난 영웅인 범려의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사람은 과연 나 혼자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