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는 잠이 안 와요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17일 | 정가 6,500원

잠 잘 시간, 자고 싶지 않은 엠마와 재우려는 엄마아빠와의 실랑이가 한창입니다.
엠마는 이를 닦은 후에 책을 읽어 달라고 조르고 뽀뽀도 해달래요.
엄마아빠가 짜증낼 정도록 “또” “또”를 반복하지요.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쉬가 마렵다는 핑계로 또 일어나고
엄마아빠가 무얼 하는지 엿보다 들켜 또 혼납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해도 잠이 오지 않은 엠마는 살그머니 나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엄마아빠 몰래 숨어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듭니다.
엄마아빠는 엠마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어요.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갈 시간이라 깨우는 엄마에게 엠마는 “더 잘래요.”하지요^^

책도 읽어주고 뽀뽀도 해주고
엠마를 재우려고 부단히 노력하던 엄마아빠의 짜증난 표정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3월에 초등학생, 유치원생이 된 우리집 남매는 거짓말처럼 잠자리 습관이 좋아졌어요.
불과 두세달 전에 다섯살 둘째 재우기는 정말 전쟁이었거든요.
낮에는 책읽자고 해도 싫다던 녀석이 잠잘 시간만 되면 글밥많은 시리즈책을 쌓아놓고 읽어달라고 하고
배가 고프다고도 하고…
그러다보면 열한시를 훌쩍 넘기곤 했어요.
불끄는 걸 싫어해서 잠이 들고 난 후에야 불을 꺼야 했지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정말 갑자기 아이가 달라졌어요.
먼저 졸립다고 누워서는 불을 꺼달라고 말하고는 이내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침에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는 건 물론이지요.

근 1년간의 아이 재우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인지
‘엠마는 잠이 안와요’를 보는 마음이 조금은 여유롭기까지 합니다.^^
엄마아빠의 부단한 노력과 지쳐가는 표정에 공감의 웃음이 나면서말이에요.

저는 이렇게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중심으로 책을 보는데
아이들은 역시 배경과 작은 장난감 그림 하나 놓치지 않고 보더군요.
자지 않겠다고 입술을 앙 문 엠마 주위로
쿨쿨 자고 있는 인형들의 모습을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어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공감했던 부분은 
“잠은 자기 싫지만 꿈 꾸는 건 좋아요.”라는 엠마의 말이었지요.

어떤 꿈을 꾸고 싶으냐는 물음에
다섯살 작은 녀석은 “파워레인저로 변신하는 꿈”이라 했고,
초1 딸아이는 “유치원 선생님을 다시 만나는 꿈”이라고 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잠이 들었어요.

<엠마는 잠이 안 와요>는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 서른다섯번째 책입니다.
내 사랑 생쥐,
꼬마 돼지,
이런 동생은 싫어!
너, 정말 이러기야?
큰 아이가 도서관에서 재미있게 보더 책인데 이제 보니 엠마와 같은 시리즈네요.
이야기가 간결하면서도 재미있어서 서진이도 읽어달라곤 하는데
한글을 떼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스스로 읽히게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우선 아이가 목록을 보고 읽고 싶다고 찜해둔 책은
<엠마의 비밀 일기>와 <엠마의 발레 수업>입니다.^^

부산스레 놀다가도 어느새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아이에게
난 책읽기가 좋아 2단계도 접해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