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킹걸즈

시리즈 블루픽션 26 | 김혜정
연령 14~1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5월 30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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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나랑 비슷한 나이의 여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불량학생인 은성이와 불쌍한 학생인 보라, 그리고 그 둘을 통솔하는 미주언니까지 세 명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지만 중학교 때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던 또래 불량학생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은성이나 보라처럼 어떤 방식이든지 간에 학교에서 튀는 학생은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학생이라고 하면 참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사춘기의 내 또래 중학생들 중에는 은성이와 같이 아이들을 괴롭히고 때리는 친구도 있었고, 보라처럼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종종 내 눈에 자주 보이고는 했다. 사실 그럴 때마다 괜히 ‘나서면 나도 보라처럼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보라처럼 당하는 아이들을 외면해본 적도 있다. 그런 광경들을 보면서 난 은성이와 같은 아이들을 욕하기도 하고 ‘그들의 부모님은 아이를 어떻게 저렇게 키웠을까?’라며 지금 내 부모님께서 날 이렇게 행복하게 키워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하고, 난 저들처럼 절대로 저렇게 나쁘게, 헛되게 인생을 살지 말아야겠다며 다짐하고 다짐하였다. 그러면서 또 보라와 같이 당하는 아이의 곁에는 웬만하면 가지 않고 그냥 친구가 아닌 같은 학교 안에 우연히 속한 사람인 것처럼 대하였던 것 같다. 보라와 같은 아이가 상처받을 것에 대하여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말이다. 어쩌면 괴롭히는 아이보다 나와 같이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에 대하여 모른 척 무관심하게 넘어가는 아이들에게서 보라와 같은 아이들은 세상을 살기 싫어지고 엇나갔던 것이 아니었을까?

난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은성이와 같은 아이들에게서, 항상 느끼던 안타까움과 분노가 아닌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끼게 되었다. ‘저 아이들은 왜 저렇게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면서 살아갈까? 분명히 어른이 되면 자신이 한 일에 대하여 부끄러워 할텐데… 조폭이라고 되려고 저렇게 사는 건가? 답답하다.’ 라고 생각하였던 내가 그들에게서 연민을 느낄 줄은 생각도 못하였는데, 이 책을 읽고는 달라진 것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아픔이 있고 그 아픔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그것도 자신 때문이 아닌 자신의 부모 때문에 말이다.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아이가 엇나가는 것은 부모님의 교육과 그들 주변의 환경이 100% 영향을 준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은성이와 같은 아이도 착한 아이고, 아마 친구들이 미혼모의 자식이라는 놀림을 주지 않았더라면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을 것 같다. 보라 역시 부모님의 강요에 억압받지 않았더라면 평범한 학생으로 그림을 그리며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께 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 아이들에게 책임이 따르는 자유를 주라고 말이다. 물론 우리 부모님을 포함해서 많은 가정의 부모님들이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은성이나 보라의 어머님처럼 그렇지 않은 부모님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실 그 부모님들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방식이 잘못되었기에 아이들과 조금씩 그러다가 결국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엇나가버린다는 것도 안다. 아이가 엇나간다면 그것은 분명히 어느 정도 부모님의 잘못이 따르는 법이다. 무조건 아이에게 고치라고 하는 것 보다는 자기 자신을 반성하면서 아이를 고칠 방법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날 18년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