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쟁이 딸에게 꼭 읽혀주고 싶은 책

연령 7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5월 4일 | 정가 11,000원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유난히 겁이 많고 걱정이 많아서 걱정쟁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출까봐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절대로 타지 않으려하고, 밤에 무서운 괴물이 나타날까봐 혼자서는 절대로 잠을 자려하지 않고, 길에 가다가 무서운 사람을 만날까봐 혼자 가는 등 하굣길을 싫어한다.

그럴 때 마다 이 아이는 왜 이렇게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할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만한 아이들은 충분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반가운 책을 만났다. 

더불어 ‘이럴 땐 어쩌지?’를 ‘아~ 이럴 땐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바꿔주고 싶은 재미난 책이다. 

 

‘꼬마 대장부를 위한 아홉가지 행동 요령’이라는 부제가 붙었지만, 아이들 뿐만 아이라 어른들에게도 걱정거리가 있을때 특별한 처방을 내려주는 마법같은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을 한번 만 읽었을때는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현실과 약간은 동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몇 번을 읽다보니 살면서 충분히 맞딱드릴만한 일들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떤 어른이 바보 같은 녀석이라 할 때는 기죽지말고 당당하게 상대방을 쳐다보고 아주 단호한 어조로 “사람을 잘못 보셨어요”라고 말 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한다는 대목은 그야말로 유쾌하고 통쾌한 행동요령이었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만 한 경우로 집에 가다 무서운 형을 만났을 때는 무시 무시한 무기를 잃어버러셔 지금 찾는 중이라고 호기있게 말하면, 도망가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비법은 꼭 기억하고 싶다. 

또한 가장 인상적이었던 행동 요령으로  자꾸만 무서운 생각이 들면 어차피 일어나질 않을 상황이므로 재미난 방법을 상상해보라는 대목은 우리 아이들이나 나 자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디.   

 

반면, 현실에서 과연 이런 일이 일어날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행동 요령도 분명히 있었다. 

즉, 고래한테 꿀꺽 잡혀먹힐때라든지 길 건너편에서 사자가  다가온다든지, 우연히 보물 항아리를 찾았을때의 행동요령은 조금은 비현실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세상을 살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 그럴때일수록 심호흡을 가다듬고 차분한 생각을 하길  바라는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몇 번이고 진지하게 이 책을 읽던 걱정쟁이 딸 아이가 이 책이 알려주는 여러 가지 요령 중에서 두 가지 정도는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첫째는 우선 자기 자신을 믿을 줄 아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지금은 비록 힘이 약한 아이라서 겁이 나지만 언젠가는 힘이 세지는 어른이 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걱정이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둘째는 힘든 상황이 발생하면 말도 안되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행동요령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걱정은 하면 할수록 힘이 세지는 것이고, 어떤 힘든 상황이 벌어지면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상황을 이겨내었으면 좋겠다. 

러면 엘리베이터는 집으로 날 편하게 데려다주는 편리한 도구가 될 것이며, 자신을 괴롭히는 무서움이나 괴물은 어느틈에 친구가 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