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아들

시리즈 블루픽션 63 | 최상희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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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해외로 떠나기를 바라기라도 한듯이, 아빠는 모든 일을 해치워 버렸다. 삐그덕 삐그덕 소리를 내며 금방이라도 무언가가 나올 것 같은 집으로의 이사, 그리고 명탐정의 아들이 되어버렸다. 때아니게 카페 겸 탐정 사무소를 차린 것이다. ‘카페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이라는 간판을 달고 옆구리에 ‘명탐정 고명달 사무소’란다. 명탐정의 아들의 이름은 고기왕이다. 어째 아들의 이름을 생각없이 지은 것 같은 느낌이였다. 아버지와 아들의 합동작전이 펼쳐지는데 주로 고양이를 추격하는 일이다. 일반 고양이는 5만원이고 검정 고양이는 7만원이란다. 검정고양이는 털이 어두워서 밤에 잘 보이지가 않아서 더 비싸단다. 이말에 웃음이 났다. 저자의 유머가 여기저기서 팡팡 터진다. 유쾌하고 재미있다. 명탐정의 아들이 여러편의 시리즈로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유머가 넘치냐면 아들이 해외에서 일하는 어머니께 답장을 쓰는 부분이다.

오늘은 아빠가 김치찌개라는 것을 끓였어요. 집에는 김치도 없는데 어떻게 끓였는지 모르겠어요. 몇 번 토할 뻔했지만 그래도 죽지는 않았어요. (24쪽)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온다.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함께 명탐정 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털털하고 수더분한 아버지다. 전직 헌책방을 운영하던 자칭 명탐정은 전부터 추리소설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그덕에 명탐정의 아들도 추리소설을 꽤나 섭렵해왔다. 전에 고양이를 찾았던 의뢰인이 또 다시 찾아온다. 이번에는 명탐정의 아들과 똑같은 또래인 여동생에 관한 사건이였다. 그녀는 대학생이고 중학교 1학년인 여동생이 걱정이 되서 ‘행운의 열쇠’에 대해서 조사를 의뢰한다.

충격적인 일은 그녀가 사건을 의뢰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동생이 자살하고 만다. 학교 옥상에서 뛰어 내렸다고 한다. 갑자기 무슨일이 벌어진것일까? 명탐정의 아들이 본격적으로 사건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한다. 자살한 동생의 이름은 ‘오유리’이다. 유리는 학교에서 왕따를 심하게 당했다. ‘행운의 열쇠’가 아이들로 부터 시기,질투를 불러 왔던 것이다. 아이들은 잔인했다. 누군가는 말려들까봐 방관했을 것이다. 학교에서 폭행이 난무하고 죽도록 맞고 무시당하고 반복되는 쳇바퀴와 같은 생활이 아이들을 벼랑끝에 세운다. 누구의 잘못인가?

레고를 닮았다던 여학생이 오유리의 자살에 대한 정보를 가져다준다. 책장을 덮을때는 마음이 찜찜했다. 마음이 울컥해지고 눈물이 나려한다. 아이들의 자살 소식에 마음이 좋지 않다. 참 안타깝고 서글픈 현실이다.

“거 왜, 추리소설이 잔인하다고 하는데 말이야, 나는 현실이 훨씬 더 잔인한 것 같다. 소설에서는 그래도 범인은 벌을 받는단 말이야. 되게 당연한 건데 현실에서는 참 어렵다는 말씀이지.” (269쪽) 명탐정도 가끔 요렇게 옳은 말을 한다. 옥상에서 유리를 밀지는 않지만 죽게 만든 그 아이들은 벌을 받지 않는다.

아, 이래서 사춘기는 주로 십 대에 오는 거구나. 뉘신지 모르지만 제법 타이밍을 잘 맞추셨다. 겪어내기 너무 힘들어서 그나마 체력이 가장 좋은 십 대라야 간신히 버틸 수 있다는 치밀한 계산을 했던 것이다. (2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