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타 만들어진 낙원 > 레이철 콘 장편소설 /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
만약에 나를 복제해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음직한 그런 이야기가 영화처럼 펼쳐지는 장편소설이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멈출 수가 없다.
전에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정말 바빠서 서너 시간밖에 잠을 잘 수 없었을 때,
내가 네 명이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한 명은 공부만 하고, 한 명은 여행만 하고, 한 명은 일을 하고, 한 명은 가정에서 가족들을 돌보고…
이 소설에서 나오는 클론들은 영혼을 제거했다는 면에서 내가 꿈 꾸던 또 다른 나와는 다르다.
시조 인간이 죽게 되면 그 시조 인간을 복제한 후 영혼만 제거하고, 짜여진 프로그램에 의해 교육된 노예 클론을 만들 수 있다.
아름다운 외모와 순종적인 성격 그리고 귀여운 행동 때문에 지상 낙원으로 만들어진 섬 드메인에
다른 클론들과는 다르게 애완견처럼 딸 노릇을 하러 팔려간 엘리지아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어떻게 넘기게 될런지 아직 실험이 끝나지 않은 베타이다.
엘리지아는 어느날 물 속에서 아름다운 남자의 환영을 보게 된다.
본능적으로 그는 자신의 시조가 사랑했던 남자임을 직감하지만 어설피 보일 뿐이라 궁금증이 더해간다.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만들어진 클론들과 다르게 쵸콜릿 맛도 느낄 수 있고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달은 엘리지아는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려 한다.
불량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폐기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해 성공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의 내일이 기다린다.
2,3,4부 연작으로 나올 예정이라는데 어떻게 기다리나… 걱정이다.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읽고 엘리지아와 또 다른 클론들과 자신이 비슷한 점, 다른 점 찾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정해준 학원에 다니고, 부모님 맘에 드는 옷을 사오면 입고, 부모님이 메뉴 정하면 따라가 외식하고…
그런 것들도 영혼 없는 클론하고 비슷하다는 답이 나오지 않을까?
자기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자아를 가진, 영혼을 가진 한 생명체임을 깨닫는다면
자기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자유와 함께 책임이 따르니 두렵기도 하겠지만
알의 껍질을 스스로 깨야 새가 되어 드넓은 창공을 맘껏 날 수 있으니… ‘그 정도 힘겨움 쯤이야’ 생각해 준다면 더 고맙고…
이 책은 정식으로 출간되기도 전에 《트와일라잇2 : 뉴 문》 제작진이 영화화를 결정해 화제가 되었다는데
영화가 나오면 정말 환상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
영화 걸리면 개봉하는 날 달려갈거다.
by 김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