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복제인간 엘리지아!

시리즈 베타 1 | 레이철 콘 | 옮김 황소연
연령 15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13년 1월 31일 | 정가 12,800원

우리는 흔히 청소년기를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말하곤 한다. 엄마 말씀 잘듣던 착한 아이도 이 때만 되면 어른들에게 무척 반항적이고 세상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고 왠지 모르게 짜증도 나고 이상하게 고약하게 구는데도 사춘기는 다 그런거라고 뭐든 허락될거 같은 그런 청소년기! 이미 그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었지만 그때의 그 감정은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다. 점 점 자라면서 그때는 내가 왜 그렇게 가족에게 못되게 굴고 심술을 부렸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것 또한 나를 성장하게 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10대 복제인간을 통해 청소년기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베타는 10대 청소년 복제인간 시험판이다. 책속의 세계는 물의 전쟁이라는 걸 겪은 미래의 세계로 부유한 일정인에 의해 화산폭발로 형성된 섬에 파라다이스가 만들어지고 인간들을 위해 시중드는 복제인간을 만들어 부린다. 그런데 한번도 시범기간을 거치지 못해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앞날이 불안한 10대 청소년 복제인간 엘리지아는 한 귀부인의 집에 말동무이면서 가족으로 팔려가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가져서는 안되며 가정부면 가정부 집사면 집사의 의무만을 다하고 인간에게 봉사해야하는 복제인간 엘리지아는 금발머리에 몸매도 끝내주는 복제인간이지만 자신이 팔려가는 그 순간에 왠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 즉시 자신이 가져서는 안되는 감정이라는 사실에 그 두려움을 밀쳐낸다.

 

자신이 잘 모르는 단어들은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칩을 통해 파악하지만 칩에도 들어있지 않은 것들은 질문을 하거나 스스로 대충 답을 어림짐작하게 되는데 병들어 고통받고 있던 클론을 봤던 기억을 떠올려 결코 복제인간으로 하지 말아야할 것들은 하지 않으며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려 애쓴다. 딸기쉐이크만 먹을수 있는 복제인간인 엘리시아는 마카로니나 초콜릿과 같은 강한 향에 이끌려 그것을 맛보고는 더 먹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지만 그런 미각 또한 복제인간이 가져서는 안되는 항목이라는 사실에 그것조차 한쪽으로 밀어 놓는다. 엘리지아는 아이반과 조깅을 하거나 운동상대가 되어 주기도하고 여동생 리젤의 학교갈 준비를 돕고 오후엔 총독부인의 말동무가 되어 부인의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일과를 잘 보내게 된다. 아니 그러려 무척 애쓴다.

 

사실 부티크에 진열되어 누군가에게 팔리기를 기다리던 베타 엘리지아였을때부터 그녀는 다른 복제인간과는 달리 뭔가를 느끼고 생각하는 그런 존재다. 그런데 자신이 느끼는 것들을 복제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정하고 거부하고 밀쳐내려 하지만 스스로도 알지 못한채 그 안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수 있다. 물을 본 순간 수영에 대한 본능이 깨어나고 다이빙을 하면서 희열을 느끼며 물속에서 맞딱드리게 된 잘생긴 남자의 환영을 보고 누군가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서 그것이 자신을 복제하게 된 시조의 기억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는데 갑자기 그를 만지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갖게 되는등 메뉴얼이나 칩에는 없는 것들이 떠올라 엘리지아를 무척 혼란스럽게 만든다. 책을 읽는 내내 그 환영속의 남자가 언제쯤 등장하게 될지 몹시 기대하게 되는데 메모리칩속에 기억이 심겨지는 복제인간에게 기억이란게 존재할수 있는걸까?

 

인간들의 말동무가 되어 무척 순종적이려 애쓰던 엘리지아는 점점 자신만의 감정을 가지며 자유에 대한 갈망을 꿈꾸게 되고 인간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느끼는등 복제인간이 가져서는 안되는 것들을 가지는 불량클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유를 위해 탈출하려했던 복제인간의 죽음을 목격하는가 하면 자신처럼 불량클론의 무리가 있고 클론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엘리지아는 자신과 같은 클론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며 자신 또한 탈출을 꿈꾼다. 하지만 무엇이건 쉽게 되는법이 없듯 결국 들통이 나고 쫓기다가 엘리지아 또한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의외의 인물에게 구조를 받아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신체적 성장과 더불어 성에 눈을 뜨게 되는데 복제인간 엘리지아 또한 멋진 이성에게 끌려 온몸에 전율이 흐르고 심장이 쿵쾅거리는가 하면 만지고 싶고 안기고 싶고 사랑을 나누고 싶은 그런 성장과정을 겪게 된다. 미래의 세계에서도 미의 기준은 가슴근육과 복근과 조각같은 얼굴과 굴곡있는 몸매에 맞춰져 있나보다. 엘리지아를 비롯해 그녀가 사랑했던 타힐과 환영속에서 만났던 남자까지 모두 환상적인 미모와 몸매를 겸비하고 있다. 게다가 한여자만 영원히 사랑한다니 10대 소녀들이 ‘꺄악~’을 외칠 환타지 로맨스성장소설이다. 복제인간이 가져서는 안되는 것들을 너무 많이 가진 엘리시아는 과연 앞으로 어떤 성장을 보여줄까? 앞으로 세편의 책이 더 출간된다니 2권의 책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