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이 물고기가 되었네?

시리즈 동시야 놀자 6 | 이근화 | 그림 이경석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7월 10일 | 정가 10,000원

동시집에 나오는 여러 시들 중에 송편 나오는 시가 있어요.

고모가 솜씨 부리고
아빠는 주먹만하게 빚어요
찌그러지고 터진 내 송편
못생겼지만 맛은 좋아요

깨송편만 골라먹다
꿀밤 한 대 먹었죠
하늘엔 보름달이 가득
솔잎 위엔 송편이 가득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송편 빚는 모습이 상상되는 시,
고소한 소의 향, 솔잎 향, 송편 향이 나는 듯한 시.
우리 아이들도 지난 추석에 이런 찌그러지고 터진 송편을 만들기도 하고,
먹어보기도 해서 더욱더 가슴에 팍! 와닿는 시.
그리고 옆 장에는 색색의 송편그림이 있는데 정말 맛있어 보이거든요.
그래서 지난달 할아버지 생신 때 가져온 송편이 생각났어요.
그건 달떡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송편과 다른 점은 소!가 단팥이라는 거.
그래서 바느질을 해서 송편을 만들고, 달떡을 쪄서 먹자~
계획은 이랬는데~^^
아이들과 독후놀이 하다보면 뭐든 계획대로 되는 게 없죠~!

일단 부직포로 둥근 송편모양을 오려 펀치로 구멍을 뚫고,
철사와 빨대바늘로 바느질을 해 보았습니다.
빨대바늘…ㅋㅋ 특허내고픈 제 아이디어였네요.

빨대바늘이라 함은…빨대 끝에 글루건을 좀 밀어넣고 실도 밀어넣어 만든…다칠 염려 없고, 실 모자라면 마구 휘어서 써도 되는 바늘이랍니다. 정말 놀랍지요?ㅋㅋ

그렇게 바느질을 하고, 안에 솜을 좀 집어넣어 오동통한 송편 만드는가 싶더니~

철사도 좀 남고, 부직포도 좀 남고…그래서
그냥 마무리하려다 갑자기 다른 걸로도 만들까? 생각이 들어 아들에게 물었죠.

엄마…물고기로 만들면 어때?
도민…엄마, 어리가 좋아.
엄마…어? 뭐라구?
도민…어리!
엄마…아~!

어리란, 얼마 전 봤던 대학로에서 봤던 뮤지컬 <별이 된 물고기>에 나오는 사랑놀래기의 이름이랍니다. 오호~ 대단하죠? 우연히 노란색, 파랑색, 검정색 부직포로 만든 송편들이, 뮤지컬에 나오는 어리, 꼼치, 푸푸로 변신!

그래서 마땅히 송편이 되어야 할 반달모양 부직포들이…
물고기가 되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입니다. 푸하하하~

못 쓰는 시디도 굴러다니길래~
빨대 모아둔 걸로 동시집에 나오는 문어외계인 만들까?? 제안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두 녀석 다 외계인은 별로인지~ 문어 만들겠다고 하네요.

도민이는 재료통에서 저 약병뚜껑 꺼내 붙여 달라 했는데~붙여놓고 보니…

엄마…먹물 쏘는 입 같다. 그치?
도민…아니야, 아기 같아.
엄마…왜?
도민…아기 입 같아. 그리고 민지 꺼는 거미 같다.
엄마…왜?
도민…거미도 발이 여덟개잖아~

이러더군요. ^^ 우리 도민왕자…가끔 신통한 말도 할 줄 압니다. ㅋㅋ

또 민지는 재료통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꽃모양 단추 같은 걸 골라
머리에 붙여달라 합니다.
글루건 쏘아주기만 하고, 민지가 리본 모양으로 붙였네요.^^

암튼 오늘은 이렇게 창의적으로 잘 놀아서, 하루가 보람찹니다.^^

  1. 쇼앤슈
    2012.4.18 10:45 오전

    이야 넘 창의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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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주희
    2010.2.10 8:43 오후

    저는 그냥 진짜 송편 만들어봤는데…이런 방법도 있군요..좋은 정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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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임월선
    2008.8.10 6:32 오후

    부직포로 만든 물고기…
    저도 한번 해봐야겠어요..ㅎㅎ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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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숙희
    2008.8.10 10:35 오전

    나중에 응용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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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김만희
    2008.8.10 5:16 오전

    대단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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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차미진
    2008.8.10 12:17 오전

    알차고 신나는 하루 보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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