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앙숙이 있나요?

시리즈 블루픽션 62 | 제리 스피넬리 | 옮김 이원경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3월 20일 | 정가 11,000원

사람 사는 건 어디나 비슷한가보다. 한 가족인데도 무섭게 싸우는 오빠와 여동생의 모습은 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마치 원수처럼 지내는 아이들을 중재하느라 부모는 정신이 없고, 또 그런 모습을 보며 마음 아파한다. 어릴 때는 사이도 좋았는데 왜 커가면서 서로를 헐뜯고 괴롭히는지 이해가 안간다. 늘 부딪치고 서로의 입장만을 되풀이해 말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잘 지낼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이 책에 나오는 메긴과 그레그는 심각할 정도로 사이가 안좋은 남매다. 서로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말도 거의 안하고 생일이 되어도 축하조차 하지 않는다. 또 성격도 달라 오빠인 그레그는 정리정돈형이지만 여동생 메긴은 치우는 걸 싫어한다. 그레그는 메긴의 더러운 방 때문에 바퀴벌레가 생길까봐 전전긍긍이다. 이제 9학년이 된 그레그는 제니퍼 웨이드에게 잘보이기 위해 지난 방학 내내 근육을 키웠다. 그런데 제니퍼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는 비보를 듣는다.

 

 

메긴은 7학년으로 아이스하키를 좋아한다. 라크로스반도 아이스하키와 비슷해서 가입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 메긴은 도넛츠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프렌치 크룰러가 생길 때면 메긴은 요양원의 에밀리 할머니에게 가져다 드린다. 에밀리 할머니는 소녀 시절에 라크로스 선수로 활약했단다. 메긴과 수 앤은 단짝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온갖 소식은 수 앤의 레이더망에 걸린다. 하지만 메긴은 그런데는 도통 관심이 없고 라크로스반에서 땀흘리는 걸 좋아한다.

 

 

그레그는 발두치의 소개로 세러 벨러미를 만났지만 제니퍼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세러는 단지 제니퍼와 친구라는 이유 때문에 만나는 거다. 그러나 제니퍼는 그레그에게 별 관심이 없고, 제니퍼에게 팔찌를 선물한 것이 들통나 그레그는 세러와 헤어지게 된다. 세러는 보란듯이 다른 남자친구와 같이 다니고 그레그는 이상하게 자꾸 신경이 쓰인다. 신경 쓰이는 정도가 괴로워 견딜 수가 없다. 세러와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그레그는 선수를 쳐 같은 조가 되었는데 메건의 실수로 일이 커져 버렸다.

 

 

얼마나 어렵게 만든 기회인데, 너무도 화가 난 글레그는 메건이 애지중지하는 하키 스틱을 호수 한가운데에 던져버린다. 이일로 집에선 난리가 나고 마음이 상한 메건은 에밀리 할머니께 오랜만에 들렸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큰 충격을 받은 메건은 정신없이 거리를 헤매다 호수 근처의 빈 저택에서 잠이 들고, 메건이 실종됐다며 집은 온통 걱정에 빠진다. 메건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그레그는 자신이 버린 스틱을 찾기 위해 호수로 간다. 스틱은 찾았지만 얼음은 계속 깨지고 위험한 지경에 빠졌던 그레그는 근처에 있던 메건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다.

 

 

그레그는 메건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처음으로 동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메건이 위험에 처했다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다. 어릴때는 서로 위해주던 사이였는데 언제부터 멀어지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메건 또한 그레그를 구하기 위해 두려움을 무릎쓰고 물에 뛰어들면서 그제서야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다. 목숨을 경각에 두고서야 메건과 그레그는 서로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우리네 가정의 이야기 같다. 한 가족인데도 남보다 못했던 메건과 그레그가 서로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화해하게 되는 과정이 극적이긴 하지만 그렇게라도 서로를 이해하게 되어 참 좋다. 싸우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앙숙인 남매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