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주렁주렁

시리즈 물들숲 그림책 6 | 최경숙 | 그림 문종인 | 기획 김나현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11월 7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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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주렁주렁
요새 사과가 제철입니다. 태풍도 비껴가고 볕이 유난히 좋았던 늦여름과 가을을 지내고 난 사과는 놀라울만큼 신선하고 달콤한 즙을 우리에게 선사해주지요. 하지만 박스 포장이나 마트의 진열대에서 만나는 예쁜 사과의 모습에 익숙해져서, 사과가 어떤 여행을 거쳐 우리 입으로 들어오게 되는지에 미쳐 관심을 두지 못했었네요. 비룡소 물들숲 그림책 <사과가 주렁주렁>을 만나기 전까진 말이예요. 첫 페이지에 등장한 사과는 고급 포장지에 싸여 보기 좋게 진열대에 놓인 모습도 사과농장에서 주렁주렁 열려 있는 모습도 아니였어요. 마루 밑으로까지 굴러들어갈까 염려스러울 정도로 앞마당에서 뒹굴뒹굴 거리는 모습이였지요. 따지고 보면 가장 자연스러운 사과의 모습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풍뎅이가 찌르고, 초파리와 땅강아지, 개미까지 맛을 본 사과는 씨앗만 남겼지요. 잠자던 그 씨앗이 커서 사과를 처음 맺기까지는 3년이 걸렸네요. 다시 또 3년이면 사과나무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준비를 모두 갖춘 셈이랍니다.
물들숲 그림책 꾸러미는 생명을 잉태시키기 위한 자연의 인고의 노력만큼이나 공들여 만든 생태 그림책입니다. <사과가 주렁주렁>의 세밀화를 그린 문종인 작가는 어린 사과나무가 열매를 맺기까지의 3년 이상의 시간만큼 서산과 강화의 사과나무들을 기록하고 관찰해왔다지요. 우리나라 사과의 생태와 환경을 독자들에게 정화하게 전하고 싶다는 그의 열망만큼이나 <사과가 주렁주렁>에 등장하는 사과는 탐스럽게 붉고 정밀합니다. 사과나무를 찾아오는 새며 곤충도 참으로 세밀하게 그려넣었습니다. 
 
곰의 겨울잠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지만 사과의 겨울잠 이야기를 처음 듣는 꼬마들은 참 신기해했습니다.  사과도 물과 양분을 뿌리로 내려보내 저장하고 겨울잠 잘 준비를 하고는 긴 겨울을 끄떡없이 버티고 서서 잡니다. ‘정중동(靜中動)’의 경이로움을 겨울철 사과나무에서도 찾을 수 있었네요. 잠든듯 멈춘 듯 하지만 뿌리에서는 쉼 없이 생명활동을 하며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그 모습에 왠지 울컥하기까지 했답니다.

이제 봄철. 따뜻한 바람에 잎눈도 터지고 이파리도 나옵니다. 꽃샘바람의 시샘을 경계하며서 사과 꽃봉오리가 조금씩 부풀어오릅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빨간 머리 앤” 에 자주 등장하는 사과나무꽃이 이렇게 아름답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얀 사과꽃 그림은 그림이지만 독자까지 유혹하는 듯 하네요. 호랑나비, 배추흰나비 꿀벌이 달콤한 유혹에 부지런히 꽃가루를 날라다 주며 응대합니다.
5세 8세 꼬마들에게 여름과 겨울 사과나무를 반쪽씩 그려보라고 주문했더니, 맙소사 계절을 초월한 사과나무를 그렸네요.  겨울에 나뭇가지에 열린 빨간 사과는 실수였다나요. 백설공주를 찾아가는 못된 왕비가 남겨둔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