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과 애니, 이집트에서 나이팅게일에게 감화받다

연령 8~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3월 5일 | 정가 7,500원
마법의 시간여행
나이팅게일의 이집트 여행

 

 
 
아이는 아직도 “마법의 시간여행”이라는 번역 타이틀 대신에 “매직 트리 하우스”라는 제목에 더 익숙하다. 비룡소의 한글 번역판보다, 랜덤하우스의 영문판을 먼저 접했기 때문이리라. 아이의 영어 독해 및 청해 능력과는 상관 없이, 저자 메리 폽 오스번(Mary Pope Osborne)이 읽어주는 이야기 듣기가 즐거웠다. 때론 애니의 발랄한 음성을, 때론 잭, 혹은 마법사 모건(Morgan)과 등장인물의 다역을 소화해내는 메리 폽 오스번의 목소리는 ‘듣는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 넣는 매력을 지녔다. CD를 다 듣고 나서 독자는 저도 모르게 귀 속에 윙윙 울리는 책의 문구를 나즉히 읊조리게 되니까.
“The Tree house started to spin.
It spun faster and faster.
Then everything was still.
Absolutely still.
마법의 시간여행으로 진입하기 전 주문을 노은정은
나무 위 마법의 오두막집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어요.
점점 더 빨리 더 빨리.
그러다가 사방이 잠잠해졌어요.
쥐 죽은 듯이.”로 옮겨 놓았지요.
 
 
 실제 가족 관계 중 오빠를 두었고, 어려서부터 많은 나라를 방문해볼 기회가 있었던 저자 메리 폽 오스번은 “마법의 시간 여행”시리즈에서도 우애좋은 남매를 등장시킵니다. 고정적인 성역할 관념이나 서열의식을 벗어나서, 때론 동생 애니가 더 당돌하거나 용감하고, 오빠를 이끌기도 하지요. 애니는 직관이 발달한 행동파라면, 오빠 잭은 늘 리서치하고 꼼꼼히 메모하기를 좋아하는 신중파라고 해야할까요? 상반되어 보이는 두 캐릭터는 서로 박자가 잘 맞습니다. 어려운 순간 서로를 지키고 구해주며, 미션을 완료하는 데는 최상의 파트너쉽을 자랑하지요. 이번 <나이팅게일의 이집트 여행> 편에서는 1800년대의 이집트 테베를 방문합니다. 사실 이집트야 잭과 애니 남매는 이미 시리즈의 제 3편인 에서  다녀왔지요. 그 여행에서는 고대이집트의 유령 여왕을 도왔다며, 시리즈의 제 51편에서 재방문하는 이집트에서는 ‘폴로렌스 나이팅게일’을 직접 만나 ‘위대함’의 한 조건을 배워온답니다.
 
 

영국인 나이팅게일을 왜 이집트에서 찾느냐고요? 상류층 여인이었던 플로렌스는 실제 1849년에서 1850년에 이집트 여행을 하였답니다. 상류층 집안인만큼 딸이 ‘사교계의 숙녀답게’ 얌전히 살기를 원했지만, 그녀 안에는 뭔가 뜨거운 사명감이 들끓고 있었지요. 차나 마시고 이웃의 뒷담화나 수다로 소비하는 자족적 삶은 결코 싫었나봅니다. 그녀는 불쌍한 이들을 있는 힘껏 돕고 싶었지요. 마치 영화 <타이타닉>에서 귀족여성에게 기대되는 인습적인 삶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던진 여주인공처럼,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역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여 보다 많은 이들에게 봉사하고 싶어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