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모습 ‘밀레니얼 칠드런’

시리즈 블루픽션 76 | 장은선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11월 21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2015 SF어워드 우수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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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평균수명은 2012년 기준으로 남자78세 여자85세라고 한다.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는데 병으로 일찍 죽기도 하고 90세 100세가 넘고도 정정하기도 하다. 나는 벽에 X칠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자다가 가고 싶은 마음이다. 늘어나는 수명으로 인생은 60부터 라는 말도 있고 환갑은 잔치보다는 부부의 여행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칠순잔치나 팔순잔치는 이제 선택이다. 자녀 양육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노령연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반대로 모으지 않고 즐기다 가자라는 말도 나온다. 사실 아둥바둥거리며 살고 싶진 않지만 현실은..

‘멀지 않은 미래. 의료기술의 발달로 병원에서 간단한 진료를 받고 노화가 멈추고 젊음이 유지된다’

인타임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25세가 되면 노화가 멈추는데 대신 시간이 돈으로 결정된다. 25세부터 돈이 없어지는 순간 수명도 멈춘다. 그러나 돈이 있으면 수명은 돈만큼 연장된다. 그러면서 시간을 더 얻기 위해 돈을 훔치기 위한 일들이 벌어진다.

사망율 감소로 인한 인구증가로 자식을 1명 낳자는 운동이 벌어지지만 그것만으로도 해결이 안 되지 급기야 ‘자식세’를 내고 자식은 부의 상징이 된다. (지금도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들어 그런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돈이 있으면 자식세를 내면서 키우고 돈이 없으면 신고하지 않고 몰래 키우거나 버린다.

아이들에겐 3가지의 삶이 있다.

등록아동 – 자식세를 내는 아이

하이헤이즈 - 중국에서 유입된 단어로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채 몰래 길러진 아이

넘버즈 – 태어난 후 버려져 기관에서 키우면서 번호를 갖는 아이

주인공 문도새벽은 영원한 삶을 가진 부모님이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시고 집안 사업이 남의 손으로 넘어가면서 무일푼이 되고 누구도 자식세를 내며 새벽이를 맡을 사람이 없자 ‘학교’에 보내진다.

‘사립고등학교’

들어가자 온갖 수모를 당하고 매달 한 번씩 치르는 시험점수와 생활점수 등으로 정해진 등급에 따라 기숙사와 배식이 정해지는 걸 알게 된다. 아이들은 하이헤이즈와 넘버즈로 나뉘어 그들끼리만 어울린다. 등록아동이었던 새벽은 어느 사이에도 끼지 못하고 왕따가 되려는 찰나 넘버즈의 이오가 새벽을 감싼다.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미워하다니, 그런 건 무능한 놈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전교 일등 이오의 넘치는 자신감에 감탄하지만 새벽은 문화에 대한 이해없이 무조건 외우는 학교 교육이 이해가 안 된다. 게다가 소설이 금지도서라니..

세상의 모든 정보는 매트릭스라는 기계에 들어있고 해외 여행이 필요하면 통역기를 사용하며 자신은 월드 크루즈로 세계의 항구를 다니며 공부했고 학교도 등수도 없는 외부의 모습을 말해준다. 정말 환상적인 시스템인데 무조건 외우는 건 기계나 할  일인데 여기선 그렇게 한다는 이오의 말이 이해가 안 된다.

시험 첫 날. 아침 일찍부터 시험이 치뤄지고 시험이 끝나자 바로 발표가 나는데, 새벽이 1등을 하고 2등을 한 이오는 그런 새벽을 축하해주지만 학교의 아이들은 새벽을 철저히 왕따시키며 괴롭힌다. 학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공부한 새벽의 두번째 시험 후 발표가 나자 이오는 자유를 택한다. 자신의 삶을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한가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창수의 말에 새벽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학교 졸업 후 갖게 될 성인권을 위해 친구를 밟고 올라서라는 학교 교육.

‘우리는 아직 태어나지조차 못했어. 태어나고 싶다면, 세계를 파괴해야 해’

새벽은 자신의 생각을 이오의 친구인 오공 악어에게 말하지만 악어는 새벽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성인권을 따서 외부에 나가 살아갈 자신이 없는 건지 아니면 이오의 복수를 위한다는 말을 믿지 못하는 건지.. 새벽은 악어의 무모한 조건을 받아들여 시험을 망치고 학교는 새벽을 달래며 끌어들이지만 새벽은 오히려 그런 학교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다.

우연한 일로 아이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만, 하이헤이즈와 넘버즈는 서로를 감시한다. 그리고 새벽의 교장실 침투 계획은 성공하고 아이들도 세상도 학교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그리고..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까 나에게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 줘.’

자식세를 내지 못해서 버려진 아이들이 가는 곳 ‘학교’. 작가는 우리의 현실을 미래라는 시간으로 옮겼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대학을 위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성인권을 따기 위해 경쟁하듯이 살아간다. 어른의 책임을 아이들에게 떠넘기며 세상으로 나와봤자 목소리도 내지 못할 아이들로 만든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나 현실같은 모습의 내용에 소름이 돋는다.

먼저 인간이 되라고 하는데 남보다 자신만을 생각하게 만드는 학교 교육. 가정에서라도 아이를 더 따스하게 감싸줘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1등보다는 점수보다는 따스한 사람이 더 필요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