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벽에 예쁜 그림이 들어있는 예쁜 액자들이 가득 걸려있는 그런 예쁜 복도를 지나가는 느낌이다.
한걸음 걸으면서 벽에 걸린 그림을 들여다보고 또 한걸음 걸어가서 벽에 걸린 다음 그림을 들여다보며 마음이 행복해지고 풍요로워 지는 그런 느낌~!!!
그림을 그린이가 어떤 사람이 아니라 아그라프카 아트 스튜디오 라고 쓰여 있어서 깜짝 놀랐다.
무슨 만화 영화 작품처럼 어떤 스튜디오에서 그림책을 그려내다니?
그렇다면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을 했을텐데…
책을 한장 한장 넘길 때 나오는 그림들은 퀼트로 한땀 한땀 정성스레 만들어 놓은 것 같기도 하고 붓으로 한번 두번 덧칠해 그려놓은 유화 같기도 한게 어떤 미술관에 거렬있는 작품처럼 아름답고 쭉 넘겨 보고 다시 뒤로 넘겨봐도 새로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커다란 순무에 나오는 할머니, 할아버지, 딸, 강아지, 고양이 그리고 생쥐의 이름을.
안드루쉬카 할아버지, 마루쉬카 할머니, 민카라는 딸, 핀카라는 강아지, 바르바르카라는 고양이, 시로만카 라는 생쥐.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지만 <커다란 순무>가 우르카리나 옛 이야기라니 우크라이나 이름으로 지어진것 같다.
순무가 쑥쑥 자라나는 것을 표현할 때는 옆에 줄자 그림이 나와있어서 순무의 크기도 알아볼 수 있었고 아이와 내 주먹의 크기나 손가락의 크기 등을 그 옆에서 재어 보면서 크기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순무를 뽑기 위해 한명씩 뒤에 달라 붙어 잡아 당기는 부분이 계단식으로 넘기는 형태라서 왼쪽에서 있던 등장인물들이 책장을 넘길 때 마다 한명씩 할아버지 뒤로 달라붙게 되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다른 이야기에선 순무를 뽑아서 여러가지 요리를 많이 만들어 놓고 다 같이 모여서 맛있게 먹으면서 끝이 나는데 이 책에서는 순무를 뽑아서 커다란 통에 넣어놓고 끝을 맺으니 약간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진수성찬을 놓친듯한 기분~ 덜 먹은 듯한 기분~~!! ㅋㅋ
비룡소에서 나온 <커다란 순무>는 세계의 옛 이야기중 실제 그 근원을 찾아 우크라이나 스타일로 표현되고 그려진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ps. 표지의 겉지는 표지 만으로도 순무가 땅 속에 있고 땅 밖에 있음을 표현하기 위한 아이디어인것 같아 씌워보고 벗겨보고 그 다른 느낌들이 너무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