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미첼은 무언가에 홀린 듯 새 차에 올라탄다. 갑작스레 스미는 싸늘한 기운, 짐승처럼 표효하는 엔진, 멋대로 돌아가는 핸들, 고막을 울리는 여자아이의 목소리, 살려줘! 이 차에 누군가 있어!
아빠를 졸라 사게 된 중고차. 헐값에 팔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차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차만 타면 문이 잠겨요. 차를 판 아저씨 집에 가보니 차에 갇힐 때마다 나타났던 여자아이의 영정이 있다!
구스범스는 R.L.스타인이 지은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이다. 1992년부터 30여년간 100ㅇ권이 넘게 출간되었고, 미국에서는 TV시리즈로 제작돼 3년동안 방송되었다. 한국에서는 ‘고릴라박스’출판사를 통해 현재까지 20편의 책이 나왔고, 올해 초 이 시리즈의 내용들을 종합한 <구스범스>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다.
<지옥의 자동차>편은 한국에서 출간된 20번째 책이다. 사실 어린이 책이라서 이렇게 까지 무서울줄은 몰랐다. 표지에 써있는 ‘용기가 UP되는 책’을 보고는 귀엽다고 생각했고, ‘심장이 약한 사람은 읽지 마시오.’를 보고는 웃으며 넘겼다.
그러나 막상 읽다보니 내가 읽어도 ‘소름이 돋는’내용이었다. 이래서 제목이 구스범스구나 하는 기분을 느꼈다.
그래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 때문에 자꾸 궁금해져서 무서움을 참고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다음 날 해뜨기를 기다려서 읽은 것이긴 하지만.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부분에 ‘미리 엿보기’라고 해서 21편 <지하실의 수수께끼>의 3단원을 보여준 것은 정말 놀라웠다. 많은 작품이 쓰여있고, 번역해서 출판하는 입장이라 가능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마치 드라마같이 절묘한 곳에서 끊는 것이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면서 다른 시리즈도 이렇게 다음 이야기를 보여준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신기한 편집이었다.
이렇게 내용의 무서움에 놀라고, 편집에 감탄하며 읽어가는 와중에 생각난 질문이 네 가지 있다.
마리사는 왜 숲속 폐가에 산다고 했을까?
토드는 왜 처음에 마리사를 보지 못했고, 부모님은 왜 마리사의 말이 안들리는 것처럼 행동했을까?
마리사의 쌍둥이동생의 유령이 녹아들어가는 장면이 두번 나오는데, 두 장면의 차이와 그 의미는?
차를 판 아저씨는 배터리가 없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배터리는 언제부터 없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