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에서 신간이 나와서 소개해드려요.
제목을 딱 보니.. ‘벽’
벽 하니 떠오르는 건 답답함, 소통단절, 막힘..
이런 부정적인 단어들밖에 떠오르지 않는데요.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마술 같은 그림책이라는 책 띠지의 문구가 눈에 띄네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네요^^
아들램은 이 책을 딱 보자마자..
재미 없겠다..
금상도 아니고 은상이야..
아들램은 금빛 스티커가 붙어 있는 책을 좋아해요.
그런데 은상이라서 실망한 건지..
자기는 이 책 말고 ‘야구공’책이 좋다고..
같은 비룡소 창작그림책인데 그 책은 금빛 스티커가 붙어 있거든요.ㅎㅎ
같은 황금 도깨비상인데말이지요^^;
‘야구공’책은 2002년 황금 도깨비상
‘벽’책은 2016년 황금 도깨비상
저는 완전 기대되는데요.ㅎㅎ
첫 페이지를 펼치자 보이는 글..
모든 것들은 안팎이 있지요.
우리가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데
중요한 것은 모든 면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시선이라고 하네요^0^
저는 이미 이 글만으로도 이 책이 왜 황금도깨비 상을 받았는지 짐작이 가는데
아들램은 아직 이 글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는 어렵나봐요^^;
벽에 창이 하나 있어요.
이 창으로 다가가는 한 사람이 있구요.
안을 들여다 보았지요.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어느새 밖을 내다보고 있대요.
아까 그림과 다른 점을 발견하셨나요?
아까는 하늘색의 벽에 창이 노란색이었다면
이번에는 노란색 벽에 창이 하늘색이에요.
맞아요.
안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밖을 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이 스티커덧글도 왠지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암튼 역시 작가님들은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네요.
몇 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0^
이런식으로 다른 방향에서 보았을 때를 그림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에요.
또 한 가지를 살펴 볼까요?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꺾어 걸어가는 사람이 있지요?
맞아요.
분명 오른쪽으로 걸어가고 있어요.
아들램도 오른쪽이라고 말하고요.^^
그런데 그 모습을 반대쪽에서 본다면..
왼쪽으로 가는 것으로 보이겠지요?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유아기의 아이들은 모든 사고의 중심이 나 자신이라서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한다는데
이제 보니 저 역시 제 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왜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대로라면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면 다르다는 거겠지요?
그렇게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도 저절로 생길 거구요.
와~~~
읽으면 읽을 수록 점점 더 마음에 드는 책이에요^0^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요.
그는 말하고 있지요.
바뀌는 건 벽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요.
다른 곳에서 보면 달라 보이는 거니까요^^
‘벽’을 주제로 어떤 책놀이를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항상 스케치북이나 평면 위에만 그리던 그림을 투명한 비닐 위에 그려보기로 했어요.
투명한 비닐은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서로 볼 수 있기때문이에요^0^
그럼 막혀 있으니 벽은 벽이지만
책 속의 의도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ㅎㅎ
책놀이를 준비하면서
엄마가 벽을 준비했어~라고 했더니
아들램..
응? 벽? 벽지? 벽돌? 하더라구요.
이미 아들램도 닫힌 사고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앞으로 창의적인 책놀이 많이 해주어야겠어요^^;
한쪽 벽에 투명 비닐을 붙여놓았어요.
바닥에는 신문지를 깔아 놓고요.
물감을 준비했어요.
투명해서 잘은 안 보일 수도 있지만
아들램이 비닐을 붙들고 있답니다.
양쪽을 다 붙이면 좋은데
그러기에는 제가 산 비닐이 작네요.;;;
아니면 천장에 붙일까도 생각해봤는데
그러면 너무 높아서 아들램이 그리기에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제가 한 쪽면을 붙들어주고 아들램이 그리게 했어요.
비닐을 붙드느라 중간 과정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점이 매우 아쉽지만..
물감은 그 위에 계속 덧칠하면 어둡고 칙칙한 색이 되기에ㅠㅠ
처음에는 로봇을 그리고 그 위에 비가 내려서 줄줄 흘러 내리고
결국 저렇게 되었다는..;;;
그리고 양쪽에 저 동그라미의 해같은 것은 손이에요..ㅋ
손을 동그랗게 그린 후 손가락을 항상 저렇게 쭉쭉 다섯 개를 그린답니다.^^;;;
반대쪽은 제가 그렸어요.
동시에 같이 그리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그 점도 아쉽긴 하네요.ㅠㅠ
저는 산을 그리고 그 아래 빨간 친구와 노란 친구를 그렸는데
땅을 그리고요.
아들램이 그린 그림이 워낙 강해서 잘 안 보이기도 하고
팔 아프다고 성화여서 얼른 그리다보니..ㅋ
제 입장에서 본 그림은 빨간 친구와 노란 친구가 길을 가고 있는데
왠 해 모양의 괴물이 나타난 거에요.ㅎㅎ
그랬더니 괴물 아니라면서..;;;
이쪽에서 보면 그렇다고^^;
항상 그림은 평면으로 내가 보는 그림만 보며 그렸는데
이렇게 비닐에 그리니 정말 색다르더라구요.^0^
종이의 질감이 다르고 비닐의 질감이 다르니
비닐에 그리는 게 부드럽다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종이보다는 붓 터치감이 더 좋겠지요?
마찰이 다를테니까요.ㅎ
처음에 로봇의 몸통을 그릴 때
니가 지금 오른쪽으로 그리고 있지만 엄마는 왼쪽으로 그리는 것처럼 보인다..하면서
책의 내용을 설명해주었네요.^^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
비닐로 책놀이하니 딱이더라구요.ㅋㅋ
그리고 비닐이 감겨 있던 심으로 아들램은
마법천자문의 여의봉?을 만든다며 열심히 색칠하고 있어요.
하도 엄마가 휴지심이며 우유팩이며 등등의 재활용 용품을 이용하여 책놀이를 했더니
저런 버릴 것도 만들어 놀고 있네요.ㅋㅋ
암튼
이것만 하기 아쉬워하는 것 같아서 아들램이 좋아하는 블럭을 꺼냈어요.
다 쏟아 놓고 각자 벽을 만들어 보았어요.
요건 아들램이 만든 벽이에요.
그 안에 레고 사람을 넣어두고
이 아이는 밖을 보고 있는 걸까요 안을 보고 있는 걸까요?ㅎㅎ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밖을 보고 있는 거지만
이 책에 따르면 요기에 들어가면 엄청 큰 안의 작품을 보고 있는 수도요.ㅋㅋ
반대쪽에서 찍는 건 레고 사람이 잘 안 보이지만
이 아이는 안을 보고 있는 걸까요 밖을 보고 있는 걸까요?ㅋㅋ
이번에는 제가 만든 벽이에요.
이 아이는 분명 왼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요?
과연 그럴까요?ㅎ
같은 장면인데 반대쪽에서 보니 오른쪽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죠?^^
이렇게 블럭 놀이하면서 책을 설명해주니 더 잘 알아 듣더라구요.
제가 평일에 매일 즐겨 듣는 라디오에서 디제이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저는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 고깃집에 가시면 고기 드시지 말고 냉면 드시라한다
고기를 많이 드시면 심혈관계 질환이 안 좋을 수도 있고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에..
고로 자기는 효자라고..ㅋㅋ
뭐 디제이가 우스개소리로 한 말이지만
항상 부모님께 고기조차 사 드리지 않는다면 불효자라고 생각했던 일반적인 생각으로써는
정말 다른 시각에서 본 획기적인 생각이 아닌가요?ㅎㅎ
변하는 건 벽이 아니고 바로 나다..
내가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세상이 바뀌겠지요?
이 책은 읽고 나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아요.
단순히 아이들 창작 동화책이 아니라
이 책은 어른들에게도 마구 마구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매우 단순한 그림과 간결한 글..
그리고 만화같은 스케치와 선과 노랑,하늘의 두가지 색만으로 이뤄진 그림..
그런데 참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이 책을 보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공감각적인 설명이 반드시 필요해요.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책을 세워 놓고 안, 밖, 오른쪽, 왼쪽.. 등등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평면의 책을 보고 말이지요.^^
요즘 영화는 3D는 기본, 4D, 5D까지도 있던데
평면이 책을 읽고도 3차원이 공간을 상상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네요.ㅎ
그림 속 사람을 쫒아가다보면 자연스레 공감각을 익히며 상상을 하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보게 되고 생각도 달라지게 되는
단순해보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멋진 책이었어요.^0^
저는 이 책을 당연히 강추드려요^0^
<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