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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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을 짓게 만드는 책을 만났어요
바로 비룡소의 창작그림책 <엄마의 하나 둘 셋>이랍니다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대파를 들고 있는 엄마의 모습은
저의 모습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저도 아이들이 말을 안들을때(?) 나타나는 표정이기도 하거든요 ^^
암튼.. 엄마의 붉으락 푸르락하는 얼굴을 보면서
어제 아이들과 한바탕했다라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요즘들어 7살, 5살 아이들과 말싸움이 계속이어지는 중입니다
이제는 자신의 생각이 확고해진 7살 아들의 말을 듣다보면
맞는말이긴하지만 엄마의 속을 긁는말만 하고 있는지라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더라구요
아이에게 화내는 모습으로 비춰진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의 시선이 엄마는 항상 화내는 사람이다라고 인식되어져있다는것이
마음 한편으로 씁쓸해지는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엄마의 하나 둘 셋>을 요즘들어 계속 반복하고 읽는중인지라
책의 내용을 꿰고있는 아이들과 다시한번 보았어요
읽기도전에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것을 볼 수 있답니다
면지를 살펴보면 아이들이 뭔가 쫓기는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앗, 엄마다!”
이 한마디에 아이들은 동분서주하고 있네요 ^^
첫째와 둘째, 셋째의 모습이 경례자세로 나란히 서있는데요
이 모습은 바로 세 아이가 엄마에게 보여주는 자세가 아닌가 싶어요
그만큼 엄마가 엄한존재(?)로 인식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희 아이들은 세 공주님의 꼬리표에 적힌 글을 읽느라 정신이 없어요
각각의 꼬리표에 적힌 것은 세 공주님의 이름이랍니다
다음페이지에 나오는 세 공주님의 그림을 보면서
어떤 아이가 첫째이고, 둘째인지 서로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구요
페이지를 펼치자 마자 세 공주님들의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큰언니는 태권도를 배운 솜씨(?)를 뽐내는지 발로 동생을 차고 있어요
막내 동생은 복서인양 언니에게 잽을 날리고
둘째는 노란색 옷을 입고 이소룡과 같은 모습으로 “아뵤~” 를 외치고 있어요
저희 남매들이 이 그림을 보자마자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이모습에서 자신들의 모습이 보여지는걸까요?
서로 싸우느라 정신없는 세 자매를 보면서
자기들의 모습과 비교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7살 아들은 “아뵤~” 에 필이 꽃혔어요
이소룡의 쿵푸를 연상하는듯한 둘째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뭐냐고 물어보더군요
종종 집에서 동생과 한바탕 할 때 ‘아뵤~ ‘를 외치는데
자기가 외치는 ‘아뵤~’ 를 책속에서 둘째가 외치니 이상했던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아뵤~’가 자기가 만든 단어가 아님을 깨달은듯한(?) 모습을 보이더라구요
아이들은 엄마의 목소리에 기가 죽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하나 둘 셋 까지 셀때까지 동작그만해야합니다
멈추지 않으면 엄마의 불호령이 떨어질테니깐요
목욕탕에 가서 세째는 엄마가 밀어주는 때타올이 아파서 도망가요
엄마의 하나 둘 셋에 여지없이 때를 밀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맙니다
몸이 빨갛게 상처가 나도록 때미는 그림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집이 떠나갈듯한 웃음소리를 냅니다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를 이기면 이렇게 된다는것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장면인지라
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까지 합니다
아… 아이들이 보는 엄마의 모습이 이렇게 험악했구나라는것을요…
계속해서 이어지는 엄마의 하나 둘 셋
이제는 하나 둘 셋이 아니라 하나 둘 둘의 반 둘의둘의둘의 반 셋으로 이어집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가지고 싶은것을 가지지 못해서 어두운 모습으로 엄마의 뒤를 쫓아갑니다
엄마야 아이들이 원하는걸 사주고 싶지만
원하는걸 사주다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지라
불필요한것을 안사게 되는 절제를 배우게 되더라구요
아이들 물건은 사도사도 끝이 없다는걸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세 아이들이 잠잘때까지 계속되는 엄마의 하나 둘 셋이랍니다
엄마의 하나라는 소리에 아이들은 방안에서 잠잘 준비를 부리나케 합니다
엄마는 둘이라고 외치며 그 동안 밀린 빨래며 설거지 그리고 가계부를 작성합니다
엄마는 셋이라는 소리와 함께 아이들방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게 되죠
자는 모습을 보며 엄마는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고 이야기하고는 조용히 방문을 닫습니다
저희 남매들도 매일같이 집안을 쑥대받으로 만들어서
저도 인내심의 한계가 올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엄마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책을 마주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위안을 삼으면서도 씁쓸해지는건 어쩔수 없네요
엄마의 화난 모습이 아이들에게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매일같이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속에서
화난 엄마의 모습보다는 엄마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사랑하는 마음도 느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