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서 영화 볼 일이 더 생기네요.
최신 영화를 볼 때도 있지만,
예전 영화가 재개봉되서 상영 중인
재개봉작을 볼 때도 있답니다.
최후의 Z 라는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12월에 개봉되었지만,
2015년 덴마크와 미국에서 개봉된 작품입니다.
재개봉작은 아니지만, 늦개봉작인거죠.
영화 표지에서도 짐작 가겠지만,
최후의 Z 는 핵전쟁 후 방사능에 피폭된 지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최후의 소녀가,
또 다른 생존자인 남자와 조우하며
느끼는 심리적인 갈등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는 남자 2명이 나와서 주인공이 세명이지만,
책에서는 남자 1명과 소녀 한 명으로 주인공이 두 명입니다.
한번 상상해봅시다.
핵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의 모습을요.
사진보다 더욱 참혹한 현장일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혼자 살아남았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냥 생각하기에 혼자 살아남은 것보다,
누구라도 한 명 더 있는 게 심적으로 위로가 될 것인데,
왜 이 책에서는 읽기도 전부터
이유 모를 불안감이 생기는 걸까요.
주인공 나는 산골짜기에 집이 있어서
핵전쟁 속에서도 살아남았답니다.
가족은 다른 사람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질 않아서 죽은 것으로 짐작되죠.
산골짜기라고 하지만,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보냈던 터라
그렇게 어렵지 않게 혼자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하지만 5월 20일,
누군가 오고 있어요.
반갑기보다는 두려운 마음이 큰 건 왜일까요…
최후의 Z 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낯선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요?
원하는 게 뭘까요?
이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요?
처음엔 이 사람은 방사능이 오염된 물에 들어가서,
방사능 오염으로 고열에 시달리며 아파해서
소녀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 상태가 나아지면서
이 남자의 생각과 행동이 소녀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결국 소녀는 남자가 처음에 등장할 때 입고 온 안전복과 총을 챙겨서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하는 죽음의 땅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곳에서 자신을 반겨주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소녀를 행동하게 만듭니다.
조금씩 바뀌는 소녀의 감정묘사가 설득력 있어서,
‘내가 소녀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저도 현실에 안주하는 성격이라,
표지만 보고 생각했을 땐
안전한 곳에서 혼자라도 살아가는 게 나은 게 아닐까 싶었어요.
하지만 최후의 Z 를 읽으면서
저도 소녀처럼 다른 생존자를 찾기 위해
위험할지도 모르는 땅으로 가는 용기를 내어,
그곳에서 희망을 찾아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