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한테 무슨 선물을 하지?

같은 반 여자 친구 그림이를 좋아하는 영수. 하지만 그림이는 영수를 본 체 만 체 한다. 어떻게 하면 영수는 그림이랑 친해질 수 있을까? 영수는 고민 끝에 그림이에게 선물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어떤 선물을 해야 하지? 엄마에게 물어도 엄마는,‘영수가 가장 좋아하는 걸 주면 돼.’라는 막연한 대답을 할 뿐이다. 어쩔 수 없이 영수는 엄마의 말대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발견한 건 바로 가장 아끼는 공룡 티노! 그런데 그림이도 영수의 보물 1호 티노를 좋아할까?

아이다운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남들도 좋아할 거라는 아이의 생각. 하지만 영수의 이런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티노를 예쁘게 포장해 그림이에게 주지만 그림이는 티노를 보는 순간, 꺄약 하고 소리를 지를 만큼 싫어했던 것이다. 영수는 도무지 영문을 모른다. 왜, 내가 가장 아끼는 티노를 그림이는 싫어할까? 그 사건을 계기로 영수는 점점 자기 입장이 아닌 그림이의 입장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내기 시작한다. 그림이가 좋아하는 예쁜 것들을 떠올리며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점점 절충하게 된다. 그런 과정을 거쳐 결국, 영수는 그림이에게 줄 예쁜 공룡을 만들어 낸다. 예쁘게 꾸민 티노! 이제 그림이도 좋아하겠지! 아이들이 기대하고 좋아하는 소재인 ‘선물’을 통해 아이의 천진한 마음을 잘 표현했다. 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선물을 하기까지 상대를 위한 생각과 마음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만 생각하던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점점 ‘남’을 생각하게 되는 아이의 마음 씀씀이 또한 예쁘다. 이 책은 한창 친구를 사귀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나와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법을 넌지시 알려 준다.

자유로운 먹선에 밝고 명랑한 그림

먹선으로 단순화 시킨 인물들은 오히려 상황에 따라 풍부한 표정 연출을 한다. 영수의 익살맞은 얼굴 표정과 새침한 그림이의 얼굴. 거기에 능청스러운 티노의 모습까지. 다소 과장되기도 한 인물들은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다. 더구나 다양한 구도로 잡은 장면 덕에 만화를 보듯 동적이고 생생하다. 빨강, 노랑, 초록, 주황, 분홍 등 밝고 따뜻한 색감은 분위기를 더욱 명랑하고 재미나게 만든다.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작가는 그림 또한 매우 시각적이고 디자인적이다. 자유롭고 발랄한 그림들은 어눌한 듯하지만 매우 세련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심상치 않은 영수 표정이 담긴 표지 그림부터 아이들의 시선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