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상, 카네기 상, 휘트브레드 상 수상 작가
영미 아동문학을 새로운 경지에 올린 데이비드 알몬드의 신작
“우리 모두 한때는 버려진 아기였다.”
이 세상은 대체 어떤 곳일까,
내 안에도 괴물이 살고 있을까?
유년을 뒤흔드는 질문들로 가득 찬 길고 뜨거운 여름날의 기록
지난 십 년을 통틀어 최고의 소설 중 하나다. -닉 혼비
알몬드의 작품은 보통 청소년 문학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
모두 분류의 범주를 넘어선 훌륭한 문학이다. -《가디언》
그의 작품은 완벽한 옷 같다. 캐주얼 해 보이지만 모든 것이 꼭 들어맞는다. -《더 선데이 타임스》
그는 청소년 문학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이다. -《타임스 에듀케이셔널 서플러먼트》
『스켈리그』, 『푸른 황무지』 등 고민과 질문으로 가득한 미완성의 모습으로 세상에 무방비로 놓인 청소년들의 모습을 세련된 언어와 철학적 시선으로 보여 주는 데이비드 알몬드의 신작 『갈까마귀의 여름』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데이비드 알몬드는 카네기 상, 휘트브레드 상, 스마티스 상, 마이클 L. 프린츠 상 등 걸출한 아동문학상을 휩쓴 작가로 2010년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며 다시금 영미권 청소년문학의 거장으로 자리 매김 했다. 『갈까마귀의 여름』은 잉글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노섬벌랜드를 배경으로 리암이라는 소년이 보낸 잊을 수 없는 여름날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리암은 단짝 맥스와 함께 갈까마귀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우연히 버려진 갓난아기를 발견하게 된다. 까마귀의 울음과 버려진 아기라는 미스터리한 발견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점차 선과 악에 대해 고민하는 소년과 주변에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유년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 라이베리아에서 온 난민 소년, 방임 속에 점차 악을 표방하게 된 소년 등 다양한 환경 속 성장 모습을 보여 주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 사람에게 내제된 선과 악 등 깊은 철학적 고민을 하게 만든다. 데이비드 알몬드의 작품 중에서도 단연 수작으로 손꼽힐 만하다.
▋ 우리는 아직 길을 찾지 못한 여린 영혼들이다
갈까마귀 울음을 쫓아 발견한 결코 잊을 수 없는 유년의 모습
“그럼 우리 아기 때는 세상에 버려진 아이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 거대한 우주 공간에서 길을 잃은 작은 영혼이라고 할 수 있지.” (본문 109p)
주인공 리암의 아빠는 베스트셀러 소설가이고 엄마는 이름 난 사진작가이다. 리암은 예술적이고 자유분방한 부모님 아래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마음껏 꿈꾸어 나간다. 하지만 리암이 꿈꾸는 세상이 밝고 화창한 빛깔은 아니다. 리암은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언젠가 어둠과 전쟁이 닥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원에서 발견한 오래된 칼을 분신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하고, 친구 맥스와 함께 오래된 동굴을 은신처 삼아 비상식량을 마련해 두기도 한다. 리암이 미지의 폭력적 세계에 대해 호기심과 동경을 품고 있는 반면, 맥스는 어느 샌가부터 현실적으로 변해 간다. 여자 친구를 사귀고, 농업 기술자가 될 거라는 장래를 정한다. 그리고 맥스에게 유년에서 깨어나 구체적인 현실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달처럼 미치고도 싶었고, 바람처럼 거칠면서도 대지처럼 단단해지고 싶었다.
나는 가능한 모든 것이 되고 싶었다. 나는 성장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어른이 되는 것인지는 몰랐다.” (본문 65p)
한편 고든은 리암의 주위를 얼쩡거리며 리암의 마음을 계속 자극한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눈치를 받으며 자라 온 고든은 밖에서는 아이들을 이끌고 다니며 동물로 잔혹행위를 하고 그것을 비디오로 찍어 예술 작품처럼 내보이는 등 ‘세상이 원래 야만스러운 곳이라고’, ‘결국 너도 나와 똑같다고’ 이야기한다. 리암은 맥스를 통해 자신 안에 정말 괴물이 숨어 있는지 갈등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라이베리아에서 온 난민 올리버를 만나게 된다. 지독하고 잔혹한 현실을 겪으며 살아남기 위해 정말 괴물이 되어야 했던 올리버의 과거 이야기는 비교적 안전한 둥지 안에 있었던 리암의 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준다.
“모험 같은 삶을 살아라. 너 자신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살아라.” (본문 206p)
데이비드 알몬드는 이처럼 불완전한 모습의 아이들을 통해 수없는 질문들로 가득 찬 유년의 모습을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문체로 보여 준다. 숲 속에 버려진 아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갈까마귀의 울음, 리암이 들고 다니는 ‘죽음의 상인’이라는 칼 등 작가는 상징적인 오브제를 이용해 여름처럼 뜨겁고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유년의 모습을 형상화시켜 나간다. 그리고 성장의 완성이 아니라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세상에 숨겨진 미스터리와 사실들을 계속 발견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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