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맛있는거 없어?
전금자 글, 그림
비룡소
책 제목을 보고 ‘뭔가 익숙한 말인데?’하는 분들은 아마,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을 집에 두신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맛있는 것을 찾아 먹고 싶은 마음. 우리가 보기엔 이것도, 저것도 맛있는 것들인데, 계속 다른 무엇인가를 찾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화가 나다가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책 표지의 생쥐 표정 좀 보세요. 맛있게 보이는 빨간 사과를 발 아래 두고, 손에는 청포도알을 들고서도 저 시무룩한 표정이라니. 수염은 왜 저리 쭈글쭈글해져있는지. 어서 생쥐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요.
혼자서 뭐라뭐라 중얼거리는 사람처럼, 면지에서부터 혼자의 고민에 빠진 생쥐의 모습을 만납니다.
사과를 지나고 도토리, 블루베리, 버섯을 지나 브로콜리를 들고서는 맛이없다고 하며 걸어가는 생쥐.
막내는 길 떠나는 생쥐를 위해 대리 운전(?)서비스까지 준비했어요^^;; 좋아하는 자동차를 책 위에 올려놓고, 생쥐의 여정을 따라갔지요 ^ㅡ^
고민끝에 길을 떠나기로 한 생쥐.
생쥐는 원하는 ‘맛있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그려보면서, 《파랑새》나 《사윗감을 찾아나선 두더지》같은 이야기일까 싶었어요. 결국 찾고자 하는건 이미 가까이에 있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처럼요.
하지만 그 이야기들과는 살짝 결이 달랐어요. 마치 해골물에서 깨달음을 얻은 원효같다고 해야할까요?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서야 맛이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
거기에다 서로 나누고 나눔을 받은 것들로 삶이 더욱 풍성해지는 경험까지! 그렇게 보면 생쥐의 여행은 성공이었던 것이네요!
생쥐의 여정을 따라가며,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며 곤충들과 동물들이 먹이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살펴볼 수 있었던 그림책.
마지막 면지에서 만나는 새로운 주인공(?)의 다음 이야기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책
아이들과 ‘먹는 것’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가 나왔을때 함께 보면 즐겁게 볼 수 있겠다 싶었던 그림책 《뭐, 맛있는 거 없어?》였습니다.